카드사 상반기 ‘선방’했지만...하반기, ‘수수료환급’ 예고로 험로
카드사 상반기 ‘선방’했지만...하반기, ‘수수료환급’ 예고로 험로
  • 장하은 기자
  • 승인 2019.07.3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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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만 가는 수수료 수익, 이제는 환급까지...중소·영세·대형가맹점 환급 불가피
상반기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1%포인트 감소한 약7096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이에 대해 수수료 인하 여파로 최악의 실적을 맞을거란 우려와 달리 선방했다고 평가한다. (사진=연합뉴스)
상반기 카드사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7.1%포인트 감소한 약7096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는 이에 대해 수수료 인하 여파로 최악의 실적을 맞을거란 우려와 달리 선방했다고 평가한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주요 카드사 상반기 실적이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7%가량 줄어든 수치를 보였기 때문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수익성 두 자리 수의 퍼센티지 수준으로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는 벗어난 것이다. 

일단 선방했단 평가다. 그럼에도 하반기 실적에 대한 근심은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당장 오는 9월로 예정된 신규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 환급과 대형가맹점 수수료 환급이 실적에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3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삼성카드 5개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약709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 7640억원보다 7.1%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상반기 카드사 실적 일단 ‘선방’, 비용절감 전략 덕

카드업계 상반기 당기순이익 감소는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모든 카드사들이 수수료 인하로 인한 수익 악화를 우려해 마케팅과 광고비 등 비용절감 전략을 택한 효과다. 다만, 하나카드만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카드사 가운데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KB국민카드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46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86억원보다 13.3% 감소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713억원으로 전년동기 2819억원 대비 3.8% 줄었다. 신한카드도 일회성 비용 절감과 주수익원인 자동차 할부금융과 리스 수익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순이익 감소를 줄였다는 분석이다. 신한카드의 올 상반기 자동차 할부금융 수익은 전년 동기보다 20.4% 증가한 634억원, 리스 수익은 63.4% 증가한 865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장 큰 하락폭을 겪은 하나카드는 전년동기 516억원 대비 34.7% 감소한 3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여파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영업력 확대로 매출은 늘었으나, 그룹공동사업비와 신용카드 사회공헌 재단으로의 지출 등 영업외비용이 40억원정도다”며 “일회성 수익이 없는 상태에서 영업외비용이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감소폭은 타사와 비슷한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는 올해 상반기 66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76억원에 비해 1.6% 감소한 수치다. 올해 상반기 비씨카드와 금융사들간 ‘택시 수수료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비씨카드가 패소하면서 우리카드는 162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생겼다.

이에 우리카드 관계자는 “작년에도 캠코 채권매각으로 150억원의 일회성 이익이 있었던 것을 감안하면 수수료 인하에도 올 상반기에 선방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삼성카드는 상반기 순이익이 1920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동기 1943억보다 1.2% 감소한 수치로 5개 카드사 중 감소폭이 가장 낮았다. 올해 초부터 비용절감을 비롯해 고비용·저효율 마케팅을 축소하는 수익구조 개선 노력과 디지털 및 빅데이터 기반 비용 효율화를 통한 내실경영에 집중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줄어만가는 수수료 수익, 이제는 환급까지...중소·영세·대형가맹점 환급 불가피

상반기는 그렇다해도 하반기는 첩첩산중이다.

지난 29일 금융위원회는 신규 신용카드 가맹점 우대 수수료 소급 적용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올해 1월 금융위원회가 ‘여신전문금융업 감독규정’을 개정하면서 새로 생긴 차액 반환 조항에 따른 조치다.

이 조치로 카드사들은 올해 신규로 가입한 영세·중소가맹점 22만7000여곳에서 이미 낸 카드 수수료 총 568억원을 오는 9월 11일까지 환급해줘야 한다. 수수료 차액 환급분은 결국 카드사의 수익성에 손실 요인으로 반영된다.

또 카드업계는 대형가맹점과 지난 3월 수수료율을 인상하는 가계약을 맺은 뒤 지금까지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협상에 따라 당초 가계약보다 수수료율이 낮아질 경우 카드사들은 지금까지 올려받았던 수수료 중 차액을 대형가맹점에 돌려줘야 한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위는 수수료 역진성 해소라고 해서 소형가맹점 수수료는 줄이고 있고, 가맹해지 으름장으로 갑질하는 대형가맹점에 대해서는 발을 뺏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역진성 해소를 주장했으면 대형가맹점 수수료 인상에 대해서도 개입을 해야 하는데 카드사와 가맹점이 알아서 할 일이지 우리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손을 놓은 것”이라며 “그러면서 중소형 가맹점 수수료 조정에만 달려든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지금 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수입 감소를 대체하거나 주력으로 할만한게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앞으로 얼마나 규제가 더 들어올까 조심스럽기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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