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사업 가로막힌 건설업계, ‘새 일감 찾기’ 전쟁
주택사업 가로막힌 건설업계, ‘새 일감 찾기’ 전쟁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6.28 12: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형건설사는 '작은 일' 확보에, 중견건설사는 '다른 일' 찾기에 분주"
"쪼그라든 주택경기에...건설사 간 생존경쟁 치열해질 듯"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경기에 위축되자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건설사들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경기에 위축되자 사업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건설사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새 일감 찾기’에 분주하다. 그간 건설사들의 곳간을 두둑이 채웠던 주택사업이 각종 부동산 규제로 위기를 맞자, 새로운 사업영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은 크고 작은 개발사업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는 한편, 중견건설사들은 호텔과 레저사업은 물론이고 언론사까지 발을 들이면서 ‘사업다각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 대형건설사, 소규모사업까지 ‘싹쓸이’...미니 재건축 수주나서

그간 굵직한 개발사업을 도맡아왔던 대형건설사들은 최근 작은 일감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과거 중견·중소건설사들의 주 무대였던 소규모 정비사업, 리모델링 등에 활발히 진출하는 모습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2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신안빌라 주택재건축정비사업의 시공권을 따냈다. 해당 사업은 지하 2층∼지상 15층, 8개동, 총 400가구를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946억원이다.

올 들어 HDC현대산업개발은 충남 당진시의 당진 읍내동 지역조합아파트 신축공사를, 대림산업의 계열사 삼호는 대구 중구 77 태평아파트 재건축사업을 각각 수주하기도 했다. 이들 사업 모두 공사비가 1000억원 안팎이다.

특히, 건설사들은 소규모더라도 ‘목 좋은’ 사업장이라면 가리지 않고 뛰어들면서 열띤 수주전도 펼쳐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대구 중구 동인동 ‘78태평상가’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다. 동부건설과 경쟁을 벌인 끝에 시공권을 거머줬다. 총 공사비는 1090억원 수준이지만, 당초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과 동부건설을 비롯해 대림건설, 대우건설, 호반건설 등 건설사들이 참여해 이목을 끌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4월 1100억 규모의 서울 서초구 잠원훼미리아파트 리모델링 수주에 성공했다. 수주 당시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대형건설사들이 '3파전'을 벌이기도 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종전의 도로를 유지하면서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 목적을 둔 소규모 정비사업으로, 그간 수익성이 낮아 대형건설사들의 참여가 저조했다. 재건축 사업의 대안으로 떠오른 리모델링 사업도 낮은 수익성으로 대형건설사들의 발길이 드물었던 곳이었다.

건설업계는 주택경기 위축으로 일감이 줄어들면서 대형건설사들의 사업 지향점이 이전과 달라졌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건설사들이 입지 좋은 곳에 수주하는 데 목을 맸지만, 최근 주택 일감이 마땅치 않다보니 지방이든 소규모든 가리지 않고 수주에 나서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중견건설사, 본업보단 부업에 '승부수'...언론사부터 호텔·레저까지

최근 중견건설사들은 본업인 주택사업 못지않게 부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언론사부터 호텔, 레저, 리조트, 물류사업까지 신사업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지방에 지역구를 둔 중견건설사들이 전국구 언론사에 눈독을 들인 것은 단연 화제다.

이달 말 호반건설은 포스코가 보유한 서울신문 지분 19.4% 전량을 인수했다. 이로써 최대 주주인 기획재정부(30.49%)와 우리사주조합(29.01%)에 이어 3대 주주로 등극하게 됐다.

앞서, 중흥건설이 지난달 헤럴드경제의 지분 47.8%를 인수하면서 최대 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이들 건설사는 언론사 진출 이유로 ‘사업다각화’를 내세웠다. 언론사를 보유하면서 건설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고 있다.

그 외 레저, 골프, 리조트 사업 등에도 적극 뛰어들면서 종합레저기업으로서의 면모도 갖춰나가고 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리솜리조트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 덕평컨트리클럽과 서서울컨트리클럽(CC)를 인수하면서 레저·관광까지 발을 넓혔다.

부영은 현재 제주 부영호텔&리조트, 무주덕유산 리조트, 오투리조트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마에스트로 컨트리클럽, 순천부영 컨트리클럽 등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주택경기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자, 중견건설사들이 주택사업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사업다각화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견건설사들은 해외수주 비중이 높은 대형건설사들과 달리, 주택사업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정부의 규제로 주택 수주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데다가, 대형건설사에게 기존 일감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하면서 향후 먹거리 확보가 절실해진 상태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국내 공공공사 발주는 다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주택시장은 위축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앞으로 주택업계의 생존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