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구광모號 1년...지금껏 순항했어도 ‘녹록치않은 앞길'
LG 구광모號 1년...지금껏 순항했어도 ‘녹록치않은 앞길'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6.26 17: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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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회장의 경영능력 본 시험대는 지금부터”
"대내외 위기 속 중국行 통하나...스마트폰 등 주요 사업 부진도 발목"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6월 29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회장으로 취임했다. (사진=LG그룹)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6월 29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통해 회장으로 취임했다. (사진=LG그룹)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오는 29일 구광모 회장의 취임 1주년을 맞이하면서 LG그룹의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 1년간 구 회장은 LG그룹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구 회장은 사업재편 과정에서 돋보인 선택과 집중, 인수합병(M&A)에서의 과감한 결단력,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실용주의 등에서 제법 후한 점수를 받았다.

재계는 '구광모 체제'의 연착륙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LG그룹의 앞날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지난 1년이 ‘구광모 체제’의 틀을 만드는 데 분주했다면, 앞으로는 구 회장의 리더십이 본격 발휘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당장 그룹에 닥친 경영환경이 밝지만은 않다. 이에 LG그룹이 구광모 체제를 완성하고 해묵은 난제를 풀 수 있을지, 실적 부진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 지금은 미중 무역분쟁 중...탈(脫)중국 추세 속 화웨이 택해

우선 구광모 회장의 중국 ‘뚝심’이 통할지 미지수다. 새 총수를 등판한 LG그룹은 지난 1년간 중국 진격에 거침이 없었다.

미중 무역분쟁 등 대내외적 악재로 그룹 안팎에 묘한 긴장감이 형성됐지만, LG계열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중국 공략에 적극 나섰다.

이러한 긴장감의 중심에는 LG유플러스가 있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미국 정부가 중국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본격화되면서 LG유플러스에 불똥이 튈까 우려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 3사 중 LG유플러스가 유일하게 5G 통신장비로 화웨이를 도입했다. 수 조원을 들여 수도권 북부 지역 기지국에 화웨이 장비로 5G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앞서, 지난달 말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하웨이 보이콧’ 동참을 요구하기도 했지만, LG유플러스는 흔들림이 없이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그 외 화웨이를 고객사로 둔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신중하기는커녕 LG그룹의 중국 진격은 진행 중이다.

이달 초 LG화학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 공략을 위해 로컬브랜드 1위인 지리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LG화학의 중국 진출은 가히 공격적이라고 평가할만하다. 올 초 LG화학은 1조2000억원을 들여 중국 난징에 배터리 공장을 증설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작년 10월 난징에 2조1000억원을 들여 배터리 공장을 건립한다고 발표한 지 3개월도 안 된 시점에서 다시 ‘통 큰 투자’를 단행한 것이었다.

이처럼 LG그룹의 핵심계열사가 중국과 긴밀한 협력에 나서는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과감하다는 평가다. 롯데, 신세계 등의 대기업들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보복과 미중 무역분쟁으로 탈(脫) 중국을 택한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여서다.

다만, 미중 간 패권경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LG의 중국 진격이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대내외적 위기 속에서도 LG가 중국행을 택하는 것은 시장 논리에 입각해 경영을 펼치겠다는 구광모 회장의 리더십이 엿보이는 부분”이라면서 “이러한 과감한 행보가 기회가 될지 되 위기가 될지는 지켜봐야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 ‘만년 적자’ 스마트폰 어쩌나...주요 계열사 ‘실적 부진’도 난제

LG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이 힘을 못 쓰는 것도 구광모 회장에겐 난제다. 이 중 가장 큰 난제는 4년째 적자인 스마트폰 사업을 어떻게 이끄느냐다.

그간 LG그룹에게 스마트폰 사업은 ‘계륵(鷄肋)에’으로 비유돼왔다. 미래 먹거리를 대비하기 위해선 버릴 수 없는 사업이지만, 16분기 연속 적자에다가 누적 적자액만 3조원을 넘어서면서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지난 4월 LG전자는 경기 평택 스마트폰 라인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한다고 밝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생산 효율성이 낮은 국내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는 구 회장의 판단이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은 애플, 삼성, 화웨이 등에 치이면서 글로벌 시장은 물론이고 국내시장에서도 존재감을 잃고 있다. 게다가 스마트폰 수요가 정점에 다다르면서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실적 반등’을 이뤄내기엔 순탄치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여기에다가 LG 주요 계열사들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올 들어 LG화학은 전자부문의 적자로, 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값 하락으로 아쉬운 실적을 냈다. 그룹의 효자였던 LG전자 역시 스마트폰 사업에 발목이 잡히며 부진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꼽은 전장, 인공지능(IA), 로봇사업 등이 언제 수익을 낼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주력 계열사의 실적 회복이 급하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은 그룹 주요 계열사 실적 회복과 동시에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야 하지만, 대내외적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서 ”당면한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미래 전략 구상에 골몰하면서, 주력사업의 경쟁력도 다져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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