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김형號 출항 1년...기대 속 정작 더딘 실적
대우건설 김형號 출항 1년...기대 속 정작 더딘 실적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6.11 17: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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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6월 우여곡절 끝에 '김형 체제' 출범"
"경영쇄신 작업 분주했지만...정작 실적은 뚝·주가는 잠잠"
대우건설은 작년 6월11일 오후 2시 본사 금호아트홀에서 김형 신임 사장의 취임식을 열었다. (사진=대우건설)
김형 대우건설 사장은 작년 6월11일 오후 2시 본사 금호아트홀에서 취임식을 열고, 임기를 시작했다. (사진=대우건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김형 대우건설 회장이 취임한 지 1주년을 맞이했지만, 여전히 어깨는 무겁다.

지난해 6월 김 회장은 취임식에서 “과거 1등 건설사로 자리매김했던 자랑스러운 대우건설을 재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대우건설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당시 해외 돌발 부실과 매각 불발 이슈로 장내가 어수선했던 터라 새 닻을 올린 김형 호(號)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았다.

■ 요란했던 신고식과 함께 출항한 김형虎...외부 출신 CEO '눈길'

김형 호(號)의 출항은 시작부터 요란했다. 대우건설 노조는 김 사장이 내정되자마자 ‘낙하산 인사’라는 의혹을 제기했으며, 과거 비리와 부실시공에 연루된 것도 자질이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냈다. 김 사장의 선임 안건을 처리할 임시 주주총회까지 저지하겠다는 뜻까지 표명했다.

이러한 노조의 반발에 김 사장은 정면돌파를 택했다. 노조와의 상견례를 직접 제의하면서 갈등을 해소하고자 했다. 김 사장은 노조와 만나 의혹을 해명하는 데 최선을 다해고 결국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우여곡절 끝에 김 사장은 작년 6월 11일 취임식을 열고 3년간의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대우건설로서는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건설사 출신을 사장으로 들이는 것이지만, 김 사장은 대형건설사의 경험을 두루 갖춰 대우건설의 내실을 다지는 데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김 사장은 현대건설 토목사업본부 상무, 삼성물산 토목사업부 부사장, 포스코건설 부사장직을 역임하는 등 국내 대형건설사를 두루 섭렵한 인물로 통한다.

취임과 동시에 김형 사장에게 주어진 최대 과제는 ‘몸값 올리기’다. 성공적인 재매각을 위해선 경영정상화는 물론이고, 실적 회복이 급선무다

작년 2월 모로코 사피 발전소 부실로 우선매각협상자인 호반건설이 인수를 철회하면서 대우건설 매각이 물거품이 된 바 있다. 당시 산업은행은 매각 시한을 오는 2020년으로 미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 '글로벌 톱 20 진입' 목표 선언...새단장한 '푸르지오'로 쇄신 나서

지난 1년간 김형 사장의 분위기 쇄신 의지는 단연 돋보였다. 공격적인 포부를 담은 새 비전에 이어 새롭게 단장한 브랜드와 신사옥 이전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광폭행보’로 해석된다.

김 사장은 작년 10월 대우건설의 창립 45돌을 맞아 새 비전 `Build Together`를 선포하기도 했다. 오는 2025년까지 매출 17조원, 영업이익 1조5000억원의 목표를 달성해 '글로벌 톱 20' 진입을 전략목표로 제시했다.

올해 3월에는 새로워진 푸르지오(PRUGIO)를 공개했다. 2003년 푸르지오를 론칭한 이후 16년 만에 브랜드를 새롭게 개편해 이목을 끌었다. 푸르지오의 브랜드 철학을 '본연이 지니는 고귀함'으로 정립하고, 새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변경했다.

동시에 푸르지오 TV광고를 6년 만에 선보이면서 이미지 쇄신에도 적극 나서는 모습이었다. 

최근에는 11년간의 광화문생활을 접고 새롭게 ‘을지로시대’의 막을 올렸다. 지난 3일 서울 중구 을지로4가에 위치한 '을지트윈타워'로 이전해 업무를 시작했다.

김형 대표이사는 임직원들에게 보낸 담화문에서 “새로운 을지로 시대를 맞이해 중장기 전략목표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도록 핵심역량을 집중하고, 신성장 동력 발굴을 통해 회사의 미래를 준비하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 최대 과제인 실적 회복은 ‘갸우뚱’...1년 새 주가마저 고개 떨궈

정작 최대 과제인 '몸값 올리기'는 더딘 모양새다. 김형 사장의 취임 이후에도 실적은 뚜렷한 반등을 꾀하지 못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1분기 매출 2조309억원, 영업이익 985억원으로 작년에 비해 각각 23.4%, 45.9% 쪼그라들었다.

실적 부진의 가장 주효한 원인은 주택사업의 부진으로 꼽힌다. 대우건설의 연평균 주택 공급량은 2017년과 2018년 1만6662세대로, 지난 2015년과 2016년 3만5453가구에 달했던 것에 비해 53% 감소했다.

1분기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보다 34.9% 증가한 311.7%로 집계됐다. 이는 ‘위험 수준'으로, 10대 건설사 최고치다.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해외수주에 사활을 걸어야 하지만, 국내 비중이 월등히 높은 주택사업 의존도마저 높아지는 추세다. 

같은 기간 대우건설의 전체 매출에서 주택건축부문이 차지한 비중은 64.4%로 나타났다. 1년 새, 4.7%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특히, 건설사 ’빅3‘에서 해외사업을 두루 경험한 김 사장에게는 아쉬운 결과라는 평가다. 전체 매출의 60%이상을 주택 부문이 차지하는 점은 향후 실적 개선에 발목으로 꼽히고 있다.

더욱이 대우건설의 주가마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재 대우건설의 주가는 11일 기준 4990원으로, 1년 전 6900원보다 27.68% 감소했다. 매각이 무산된 지 넉 달 된 시점보다 주가가 더 내려앉은 것이다.

대우건설은 2017년 8월 주가 8320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2분기 이후에야 신규 수주와 분양확대 등 실적을 올릴만한 호재가 나타나지만, 올해 주택부문 매출 둔화로 역성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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