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공장폐쇄 악몽 1년'...눈물 흘렸던 군산은 지금
'한국GM 공장폐쇄 악몽 1년'...눈물 흘렸던 군산은 지금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5.2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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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경제 쌍두마차 조선·車 산업 몰락...지역경기 직타격"
"문 닫은 공장, 전기차 생산기지로 탈바꿈...회생 도화선 되나"
한국GM은 지난해 2월13일 군산공장 폐쇄를 전격적으로 발표한 뒤, 5월31일 공장 문을 완전히 닫았다. (사진=연합뉴스)
한국GM은 지난해 2월13일 군산공장 폐쇄를 전격적으로 발표한 뒤, 5월31일 공장 문을 완전히 닫았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오는 31일이면 한국GM 군산공장이 완전히 폐쇄된 지 1년이 되지만, 아직 군산에는 적막이 흐른다.

지난해 2월13일 GM 본사는 경영난과 구조조정을 이유로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 내렸다. 재가동을 염원하는 지역사회 바람과는 달리 폐쇄 결정 이후 별다른 구제방안이 나오지 않아 군산공장은 결국 22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이로 인해 수 천명의 근로자들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고, 원룸은 공실률 증가에, 상가는 손님이 끊기면서 줄줄이 폐업행을 택했다. 해가 바뀌었지만, 여전히 군산 지역경제는 침체된 모습이다.

■ ‘군산의 눈물’...지역산업 흔들리니 경제지표 죄다 ‘뚝뚝’

군산 지역경제는 현대중공업 조선소에 이어 한국GM 공장까지 연달아 폐쇄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맞닥뜨렸다.

지난 2017년 7월 군산조선소는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성장하다가 조선과 해운시장 거품이 빠지면서 가동을 멈추게 됐다. 이로 인해 50개가 넘는 협력업체가 폐업했으며, 사내외 생산직 근로자 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

이어 지난해 5월 군산 자동차 공장의 폐쇄로 공장 근로자 2000여명과 1‧2차 협력업체 근로자까지 합쳐 최대 1만여 명이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었다. 이는 군산지역 고용 비중의 20%에 육박하는 대량 실직사태였다.

군산 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 중 현대중공업과 한국GM이 차지한 경제 규모는 60∼70%에 이른다. 군산 지역경제의 쌍두마차였던 이들 기업의 생산기지가 무너지면서 실업률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통계청의 ‘2018년 하반기 시군별 주요고용지표 집계’ 결과에 따르면, 군산 실업률은 3.2%, 고용률은 53.1%로 전국에서 두 번째를 차지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정부는 군산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 상태다. 군산은 지난해 4월 고용위기지역으로 선정됐으나, 고용시장 회복이 더뎌지면서 기간이 1년 더 연장돼 2020년까지 고용지원을 받게 됐다.

인구 유출도 심각한 수준이다. 군산공장 폐쇄로 촉발된 고용 대란은 자연스레 인구 감소로 직결됐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인구현황에 따르면 4월 기준 군산 인구는 27만1781명으로, 1년 새 2000명가량이 증발했으며, 최근 3년간 5000명 이상이 줄었다.

군산 인구는 2013년 27만8562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내리막이다. 이대로라면 27만명 선이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그 외 익산과 완주도 인구도 덩달아 빠져나가면서 전북의 인구유출 문제가 심각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도 꼬꾸라졌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 활황 속에서도 군산은 전국 땅값 하락률 1위를 기록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북의 올해 표준지 공시지가는 지난해보다 4.45% 올랐으나, 군산은 1.13% 떨어졌다. 전국적으로 공시지가가 하락한 곳은 군산과 울산 동구가 유일하다.

■ ‘불행 중 다행’...멈춰선 공장, ‘군산형 일자리’로 회생하나

1년 가까이 군산의 경기 침체는 가속화됐지만, 최근 한국GM 군산공장 인수 소식이 들려오면서 분위기는 다소 반전된 모양새다.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들로 구성된 MS그룹 컨소시엄이 한국GM 군산공장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지역경제의 회생 가능성이 열리게 된 것이다.

내달 19일 MS그룹은 GM 측과 군산공장 인수를 위한 조건 등에 합의하는 인수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MS그룹은 오는 7월4일 소유권 이전을 위한 최종계약을 마무리하고 공장을 완전히 넘겨받은 후, 곧바로 시험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시험가동을 한 이후에는 근로자를 본격적으로 채용할 예정이다.

업계는 공장 재가동으로 직접 고용이 900명, 간접 고용이 2000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MS그룹은 올해 말 전기차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2021년 1월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순차적으로 생산량을 늘려 2025년 연간 전기차 생산을 15만대로 늘리는 게 목표다.

특히, MS그룹의 군산공장 인수로 제2의 광주형 일자리 유력 후보로 '군산형 일자리'가 힘 받고 있다.

전북은 군산형 일자리를 중소·중견기업의 신속한 투자를 지원하는 ‘투자촉진형’으로 추진해 경제회복의 실탄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타 자치단체 등의 동향을 볼 때 대기업 유치 등의 구체적 성과를 낸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MS그룹 컨소시엄과 함께 추진할 군산형 일자리가 추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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