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후폭풍은 남의 일'... 묵묵히 몸값 회복한 강남 재건축
‘3기 신도시 후폭풍은 남의 일'... 묵묵히 몸값 회복한 강남 재건축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5.2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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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서북부는 집값 약세 VS 최고가 바짝 다가선 강남 재건축 대장주
정부의 집값 '대세상승론' 일축에도...전문가 "아직 예단하기 일러"
5월 넷째 주 서울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은 전주보다 낙폭이 0.01%포인트 둔화된 –0.03%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5월 넷째 주 서울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은 전주보다 낙폭이 0.01%포인트 둔화된 –0.03%를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정부가 지난 7일 3기 신도시를 기습적으로 발표한 직후, 부동산업계의 시선은 줄곧 1·2 신도시를 향했다.

일산, 파주, 검단 등 기존 신도시의 열악한 교통망과 공급과잉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3기 신도시와 인접한 기존 신도시들은 집값이 약세로 돌아섰고, 신도시 지정으로 주민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면서 대규모 반대 집회가 연이어 열리고 있다. 정부도 주민들의 성난 여론을 주시하면서 ’민심 돌보기‘에 나서고 있다.

반면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조용히 전고점을 향해 달리는 양상이다.

■ 추가 3기 신도시 발표 2주째... 강남 재건축 대장주 ’꿈틀‘

여전히 서울 아파트값은 하락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부 재건축 물량이 소진되면서 낙폭은 줄어들었다.

2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5월 넷째 주 서울 주간 아파트값 변동률은 –0.03%를 기록했다. 이는 28주 연속 내림세로, 전주보단 낙폭이 0.01%포인트 둔화된 것이다.

강남4구는 지난주 –0.05%에서 이번 주 -0.04%로 ㅄ 하락폭이 소폭 축소됐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가 회복세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다. 호가뿐 아니라 실거래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반영되면서 현재 강남 개포주공1단지, 잠실주공5단지, 등은 시세는 전고점에 육박한 상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강남 개포주공1단지는 전용면적 56.57㎡가 지난달 초 2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8월 20억7000만원으로 거래됐던 최고가를 경신한 것이다.

강남 은마아파트는 전용면적 76.79㎡가 지난달 초 16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전고점 가격인 18억5000만원에는 못 미치지만, 연초 15억대보단 1억원이상 오르며 작년 하반기 가격을 회복했다.

송파 잠실주공5단지는 최근 전용면적 76㎡가 18억4000만원에 팔린 뒤 호가가 최고 18억6000만원까지 올랐다. 고점 시세인 19억2000만원과 한층 가까워진 것이다.

이들 단지 인근의 중개업소들은 매수세가 올 초보단 풀리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강남구 개포동 K 중개업소는 “이미 나왔던 재건축 매물들이 죄다 팔렸다”면서 “매수세가 붙기 시작하면서 호가도 뛰고 있고, 대기자들도 여럿 생겼다”고 전했다.

그 외 마포구의 아파트값은 전주 –0.05%에서 금주 -0.01%로 낙폭이 눈에 띄게 둔화했고, 성동구도 같은 기간 -0.28%에서 –0.12%로 하락폭이 감소했다.

■ 정부의 공급책에도 고개 든 ’집값바닥론‘... 부동산업계 “아직 예단하기 일러”

이처럼 일부 재건축 단지가 꿈틀거리면서 서울 아파트값이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것 아니냐는 ’집값 바닥론‘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부동산시장의 대표적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정부 역시 부동산시장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정부는 현 부동산시장을 ’안정된 상태‘로 진단하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집값 바닥론'을 일축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현 부동산 시황에 대해 "서울 집값은 작년 9.13대책 이후 28주간 하락했다"며 "고점을 찍는 아파트도 있다고 일부에서 보도됐지만, 이는 급매물 소진에 따라 한두 곳에서 나타나는 현상일 뿐 대세 상승 분위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3기 신도시를 발표한 지 2주가 지났음에도 매수세를 꺾지 못해 정부의 공급책이 미봉책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초 정부가 3기 신도시를 서둘러 발표한 것은 강남권의 집값 상승 기대감을 꺾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됐다. 작년 9.13 부동산 대책 이후 반년 가까이 하락했던 서울 주택시장이 최근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반등 분위기가 연출되자 ’공급카드‘를 황급히 꺼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가 강남권의 수요를 끌어오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서울 집값의 대세 상승론을 판단하기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임병철 부동산 114 수석연구원은 ”추가 3기 신도시가 강남권과 떨어져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면서 ”오히려 봄 이사철과 추가 신도시 발표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로 수요가 움직이고 있는데, 강남권 재건축 외 일반 아파트에도 추가 매수세가 붙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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