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KDB생명 매각’... ‘누가 매입 나서나’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KDB생명 매각’... ‘누가 매입 나서나’
  • 박재찬 기자
  • 승인 2019.05.09 15: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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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1조원 투자한 KDB생명은 여전히 경영정상화 중
IFRS17 도입시 더 많은 자금 수혈 예상... KDB생명 몸값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KDB생명의 매각을 연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이 네 번째 매각 시도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박재찬 기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KDB생명 매각을 연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네 번째 매각 시도다. 최근 발표된 KDB생명에 대한 신용평가사의 평가는 엇갈렸다. 무디스는 산업은행 계열사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한 반면, 나이스신용평가는 당장의 수익성이 부진하고 개선 가능성도 제한적이라며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KDB생명 인수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곳은 비은행부문을 확대하고 있는 금융지주와 그동안 보험사 영입에 적극 나선 사모펀드들이다. 그러나 산은이 그동안 1조원 가량을 투입했음에도 여전히 경영정상화는 진행 중인 상황이고, 오는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그동안의 투자금액보다 더 많은 자금 수혈이 필요할 수도 있는 KDB생명 매입에 금융지주와 사모펀드들이 선뜻 나설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산업은행 1조원 투자한 KDB생명... 여전히 경영정상화 과정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KDB생명이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경영정상화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올해 매각 추진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경영난에 빠진 금호그룹을 지원하기 위해 6500억원을 들여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인수했다. KDB생명의 지분 85%를 보유한고 있는 산은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총 1조원 가량의 자금을 투입하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했다.

산은은 이미 지난 2014년에 두 차례, 2016년에 한 차례 총 세 번에 걸쳐 KDB생명의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KDB생명은 매각에 나서면서 지난 2015년부터 실적이 크게 감소했다. KDB생명은 지난 2014년 당기순이익 655억원을 기록했지만 2015년 당기순이익 274억으로 크게 감소했다. 이후 KDB생명은 2년 연속 당기순이익 손실을 기록했다. KDB생명은 지난 2016년 당기순이익에서 102억원의 손실을 냈고, 2017년에는 당기순이익 손실규모가 더 커져 760억5900만원 손실을 기록했다.

KDB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63억8300만원을 기록하며, 지난 2015년 이후 3년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KDB생명은 전 세종대 경영학부 정재욱 교수를 새 사장으로 영입해 체질개선에 나섰고, 지난해 5월에는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지급여력비율(RBC)를 끌어올렸다.

KDB생명의 체질개선과 흑자전환에도 신용평가사들의 평가는 엇갈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8일 KDB생명에 대해 지난해 흑자전환은 본사 사옥 우선매수청구권 매각을 통한 422억원의 일회성 이익에 기인한 것이고, 하반기 영업손실을 시현하는 등 수익성 지표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 가능성도 제한적이라며 부정적 평가를 내놨다. 반면 같은날 해외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산은 계열사라는 양호한 브랜드 인지도와 다각화된 판매채널 운영, 안정적 고위험 자산 비중을 반영해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양사의 평가를 종합해보면 산은 계열사라는 양호한 계열사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당장의 수익성은 부진하고 개선 가능성도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IFRS17 도입시 더 많은 자금 수혈 예상... 누가 매입 나설까?

국내에서 KDB생명 인수를 노릴 가능성이 있는 곳은 4대 금융지주와 사모펀드 등이다. 최근 비은행부문 강화에 나선 금융지주는 보험사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카드 인수에 실패한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가 비은행부문 강화 차원에서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고, KB금융그룹도 상대적으로 약한 생보사 강화차원에서 인수전에 나설 수 있다. 또 사모펀드들도 보험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최근 롯데손해보험 인수우선협상대상자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선정됐고, MBK파트너스는 오랜지라이프생명(당시 ING생명)을 인수해 지난해 신한금융에 매각을 성공한 사례가 있다.

KDB생명은 ‘매각을 위한 경영정상화’라는 말이 꼬리표처럼 붙어다녔기 때문에 이번 이 회장의 매각 추진이 새로운 이슈는 아니다. 문제는 KDB생명이 매물로 나왔을 때 이들 금융지주와 사모펀드들이 매입에 나설 것이냐이다. 결론은 부정적이다. 산은이 그동안 1조원 가량의 자금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화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이 회장은 “애초에 인수하지 말았어야 하는 회사”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오는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그동안의 투자보다 더 많은 자금 수혈이 추가적으로 필요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KDB생명은 보험사 매각설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며 “생보사의 시장 평가가 많이 떨어진 상황에서 산은의 막대한 자본이 투자된 KDB생명의 몸값은 이번 매각의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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