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없다"...생산절벽에 쫓기는 르노삼성, 임단협 속도 내나
"시간 없다"...생산절벽에 쫓기는 르노삼성, 임단협 속도 내나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5.08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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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장기화' 르노삼성, 1분기 반토막난 생산량 굴욕
급기야 지역본부 회장까지 메시지 띄워...임단협 타결 주목
11개월째 노사 분규가 장기화되면서 르노삼성자동차가 생산절벽 상황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노사 분규가 장기화되면서 르노삼성자동차가 생산절벽 상황에 다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생산절벽을 마주한 르노삼성자동차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8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사는 조만간 임금 및 단체협상을 위한 일정 협의를 거쳐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미 노사는 생산절벽 상황에 놓이면서 빠른 시일내 교섭을 재개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상태다.

■ 그야말로 '일감 반토막'...르노삼성, 다시 ‘셧다운 카드’ 만지작

르노삼성이 장기 파업에 따른 생산량 감소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꼴이 됐다.

르노삼성의 올해 1분기 생산량은 3만8752대로, 내수와 수출 동시에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하며 1년 새 40%가량 줄었다.

이는 노조의 잦은 파업에 따른 수급 불안을 이유로 닛산이 올해 부산공장에 배정된 수출용 로그 물량을 40%가량 줄인 것이 주효한 원인이다.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 중순까지 총 62차례, 누적 250시간의 부분파업을 단행했으며, 이에 따른 누적 손실액만 2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3월 말 일본 닛산이 르노삼성차에 생산을 위탁하는 로그 물량은 10만대에서 6만대로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처럼 수출이 직격탄을 맞았지만, 내수에서 이를 반전시킬만한 카드도 마땅히 없는 것도 문제다. 현재 르노삼성은 지난 2014년 SM6, QM6를 출시한 이후 주력 차종 출시도 5년간 정체된 상태다. 오는 6월 출시하는 ‘마스터 버스’ 외 올해 구체적인 신차 계획은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 르노삼성 사측은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일시적 가동 중단(셧다운)'에 돌입하는 초강수까지 뒀지만, 여전히 부진한 생산량에 추가 셧다운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현재 르노삼성은 공장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이달 말 두 번째 셧다운 조치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생산 일정을 안정화하기 위해 추가 공장 가동 중단을 검토 중일 뿐"이라며 "구체적인 시기와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 본사까지 ‘르노삼성’ 주목...물량배정 앞두고 교섭 힘 받나

상황이 이러다 보니 르노그룹 본사까지 나섰다. 그룹 차원에서도 부진의 늪에 빠진 르노삼성의 상황을 엄중히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일 패브리스 캄볼리브 르노그룹 AMI태평양 지역본부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지역개편 이후 첫 행선지는 한국의 르노삼성이 될 것”이라고 지목했다.

캄볼리브 회장은 “AMI태평양 지역본부가 3개 대륙, 100개 이상 국가를 포괄하고 있어 방대하면서 성장 가능성도 크다”고 평가했으며, 한국 등 수출 국가들이 처한 수출 지역 확대 문제에도 AMI태평양 지역본부가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은 AMI태평양 지역본부에서 유일하게 주요 연구시설과 생산시설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 르노그룹의 중형급 세단·SUV 판매에서 전략적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르노본사 회장급 인사가 한국을 첫 행선지로 택한 것은 르노삼성의 사태 해결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일종의 독려로 해석된다.

지난 2월에는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이 직접 부산공장을 찾아 노사분규 해결과 파업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르노그룹은 내년 생산일정과 준비 과정 등을 고려해 유럽 판매용 신차 XM3 생산공장 배정을 늦어도 상반기 중에는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르노삼성으로썬 신차물량 확보를 위해서라도 이달 내 임단협 타결이 절실한 상황이다.

급기야 3월 말에는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 사장이 프랑스 르노 본사를 찾아 신차배정 물량을 강력히 요청하는 등 일감확보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처럼 본사의 각별한 주목 속 르노삼성 노사의 임단협이 발 빨리 진행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전보단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다소 커진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파업참가율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등 노조원들이 동요하고 있고, 르노삼성 측의 교섭대표도 교체되면서 이전과 달라진 분위기”라면서 "생산물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노사 교섭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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