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분위기 과열되기 전 '3기 신도시' 기습발표
“예상 밖”...분위기 과열되기 전 '3기 신도시' 기습발표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5.0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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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로 고양 창릉·부천 대장 지정...발표 시기도, 입지도 업계 예상 빗나가"
정부가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안-제3차 신규택지 추진 계획'에서 경기도 고양시 창릉동과 부천시 대장동을 '3기 신도시'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수도권 주택 30만호 공급안-제3차 신규택지 추진 계획'에서 경기도 고양시 창릉동과 부천시 대장동을 '3기 신도시'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정부가 기습적으로 3기 신도시를 포함한 수도권 30만 가구 공급계획에 발표했다.

7일 국토교통부는 이날 경기도 고양시 창릉동과 부천시 대장동에 3기 신도시를 짓기로 하고, 이를 비롯한 수도권 내 22곳에 택지를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부가 지난해 9월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수도권 택지에 30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예상보다 일찍 확정 짓게 됐다.

■ 한 달 더 앞당겨 공개된 3기 신도시...연휴끝나자마자 ‘기습 발표’

이번에 정부가 연휴가 끝나자마자 서둘러 3기 신도시를 발표한 것이여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당초 정부는 6월 말 나머지 3기 신도시 11만 가구 입지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가 발 빨리 이뤄진 데다가 보안 문제가 염려돼 한 달이나 앞당겨 발표하게 됐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정부가 신도시 유출 문제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앞서, 지난해 9월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기도 신규택지 후보지를 정부가 공식 발표하기 직전 언론에 배포해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이후 국토부가 택지개발 자료의 보안관리 강화 지침을 마련하는 등 후속 조치를 취했다.

그럼에도 올해 3월 수도권 3기 신도시 유력 후보지로 거론되던 경기도 고양시 삼송·원흥지구 개발도면이 나돌면서 보안 문제가 또 다시 입방아에 오른 바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발표에서 "지난해 말 두 번째 발표 이후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됐고, 늦추는 것보다 빨리하는 것이 보안 문제 등을 고려할 때 나을 것 같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보안 문제뿐 아니라 집값 반등 조짐을 잠재우기 위해 3기 신도시를 조기에 발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서울 집값이 바닥을 치고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자, 정부가 3기 신도시로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도 발표 시기가 최근 꿈틀거리는 집값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최근 서울 강남을 비롯한 집값이 보합세로 전환되는 등 하락세가 주춤하자, 3차 신도시 계획을 앞당겨 발표한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유력 후보지 광명·시흥 아니다...예상을 깬 ‘깜짝 지역’

정부의 3기 신도시 발표는 시기뿐 아니라 입지 역시 업계의 예상을 빗나갔다는 반응이 대다수다.

정부는 고양시 창릉동(813만㎡·3만8000가구)과 부천시 대장동(343만㎡·2만가구)에 대규모 택지개발을 하기로 하면서 ‘3기 신도시’의 윤곽을 완성하게 됐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2월 과천(155만㎡·7,000가구)과 남양주 왕숙1·2(1,134만㎡·6만6,000가구), 인천 계양(335만㎡1만7,000가구), 하남 교산(649만㎡·3만2,000가구) 등 4곳을 3기 신도시로 지정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 3기 신도시인 남양주·하남·과천이 경기 동부지역에 쏠려있는 만큼 앞으로 이번에 추가 선정될 신도시는 서남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았다.

특히, 전날까지만하더라도 광명·시흥이 유력 후보군으로 꼽혔다. 이들 지역은 작년 9월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유출됐던 신규택지 후보지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던 곳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보금자리주택으로 지정돼 그린벨트를 풀어 공공택지로 개발하려다 중단되기도 했다.

그 외 과거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하남 감북지구 일대 등도 후보지를 비롯해 안양, 김포시도 잠재 후보군에 포함됐었다.

그러나 이러한 예상과는 달리 정부는 고양 창릉동과 부천 대장동이 3기 신도시로 선정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경계로부터 1㎞ 내외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울 도심권까지 30분 내 접근이 가능해 매력적인 입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광명·시흥 일대 땅 투기 조짐이 이미 일어나고 있는 것을 감안해 정부가 되도록 유력 후보지를 피해 신도시를 선정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3기 신도시 후보지로 거론됐던 곳을 3기 신도시로 지정하게 되면, 보상비 문제 등이 불거져 난감할 수 있다"며 "주민들 반발로 무산된 전례가 있는 데다가 투기수요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후보지에서 제외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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