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사, 임단협 재개했어도...‘승자없는 협상’ 우려
르노삼성 노사, 임단협 재개했어도...‘승자없는 협상’ 우려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3.28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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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9개월째 임단협 잰걸음...28일부터 집중교섭"
"이미 위기 현실화...닛산 로그에 이어 신차 수출 물량도 위태위태"
르노삼성차 노사는 27일 오후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벌여 28일부터 2차 집중교섭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사진=연합뉴스)
르노삼성차 노사는 27일 오후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벌여 28일부터 2차 집중교섭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19일 만에 협상 테이블에 앉았으나, 여전히 위기의 그림자는 걷어지지 않고 있다.

이미 노사갈등 장기화로 현재 위탁생산 중인 닛산 로그의 생산물량이 반토막될 위기인데다가, 후속 신차 물량배정마저 불투명해지면서 일감 비상사태에 놓이게 됐다.

이번에 협상을 타결하더라도 위기의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로그 물량 축소’ 통보 이후...르노삼성, 2차 집중교섭 나서

이번에야말로 르노삼성 노사가 9개월 만에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매듭지을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노사는 지난 27일 오후 부산공장에서 임단협을 벌였으나, 견해차만 확인한 채 28일부터 2차 집중교섭에 들어가기로 합의했다.

앞서, 이달 초 열린 1차 집중교섭에서 노사는 임금인상 등 일부 부분에서는 의견을 모았으나, 작업 전환배치 노조 합의 요구 등을 두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번에 재개되는 2차 집중교섭은 양쪽 모두 절박해진 상황에 직면하면서 타결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 측은 노조에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 축소와 내년 출시 예정인 신차 수출물량 배정 동향 등 최근의 경영 여건을 설명하고 조속한 사태 해결을 호소할 예정이다.

현재 르노삼성은 노사갈등 장기화로 이미 일감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최근 닛산은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위탁 생산하던 로그를 지난해 10만대 수준에서 올해는 40% 줄어든 6만대 수준으로 감축하겠다고 통보했다. 이는 오는 9월 만료되는 로그의 재배정도 어려워진 상황에서 기존 물량마저 축소되는 것이다.

닛산은 르노삼성 측에 “노사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 로그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은 이르면 4월부터 줄어든 물량에 맞춰 닛산 로그 월별 생산량을 조절할 계획이다.

설상가상으로 르노그룹은 당초 르노삼성 부산공장에 배정될 예정이었던 유럽 수출용 신차 생산물량을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만일 후속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진다면, 르노삼성은 일감절벽으로 불가피하게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수 밖에 없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임단협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사태의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은 이미 르노본사의 신뢰는 물론이고 로그 생산물량과 신차 물량배정도 불투명해진 상태”라며 “이 시점에서 노사가 합심해 임단협을 타결해도 이미 닥친 위기에 ‘승자없는 협상’이 된 꼴”이라고 지적했다.

■ ‘파업 강행’ 노조에 따가운 눈총...“제 살 깎아먹는 격” 비판

이처럼 르노삼성의 위기가 현실화되면서 노조에 대한 따가운 눈총이 이어지고 있다.

한 때 르노삼성 노조는 무분규 임금 및 단체협상을 끝마치며 ‘노사관계의 모범생’으로 통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부터 임금 인상안 등 주요 현안을 두고 사측과 대립하면서 평행선을 달렸고, 현재까지 52차례 부분파업을 진행하면서 역대 최대 장기간 파업을 기록하게 됐다. 총 손실액만 2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대해 르노그룹 측은 "르노삼성차 노사분규가 장기화하고 생산비용이 상승할 경우, 닛산 로그 후속 물량 배정에서 경쟁력을 상실한다"며 파업에 대한 경고를 날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노사 간 갈등의 골을 좁히지 못한 채, 노조는 파업을 계속 이어갔다. 특히, 지난 20일부터 사흘간은 지명파업을 벌이면서 ‘꼼수 파업’이라는 질타도 쏟아지고 있다.

지명파업은 일부 공정만 멈춰 파업하는 방식으로, 한 부분만 가동을 중단해도 전체 공정이 더뎌진 점을 이용해 조합원 피해는 최소화하면서 회사에는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이 같은 노조의 강공에 업계에서는 ‘제 살 갂아먹는 식’의 소모전을 멈추고, 생산비용을 최대한 낮춰 경쟁력을 확보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생산비용이 적게 드는 공장을 찾고 있는데, 노조의 강공에 르노삼성이 설 곳을 잃고 있다”며 “르노삼성이 그룹 내에서 생산비용이 최고 수준인데, 여기에서 더 비용이 늘어난다면 노사 모두 공멸할 위기에 처하게 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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