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무언가를 팔면 부와 명예 줄게...뭘 팔래?
너의 무언가를 팔면 부와 명예 줄게...뭘 팔래?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9.03.25 1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림자를 판 사나이>(열림원.2019)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자신의 소중한 무언가를 팔아 부와 명예를 거머쥘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팔겠는가. 여기 자신의 그림자를 팔아 부와 명예를 거머쥔 남자가 있다. 소설 <그림자를 판 사나이>(열림원.2019)의 주인공 슐레밀이다.

이 책은 19세기에 쓰인 환상문학이다. 하지만, 주인공 슐레밀의 모습과 삶은 현대인과 다르지 않다. 당장 어려움을 모면하기 위해 별다른 고민 없이 자신의 그림자를 선뜻 팔아버리는 모습은 순간의 욕망에 흔들리는 현대인과 닮았다.

소설은 주인공이 궁핍했던 삶에서 벗어나고자 정체불명의 남자에게 그림자를 팔면서 시작한다. 그림자를 판 대가로 얻은 물건은 금화가 고갈도지 않는 마법의 주머니다. 그는 주머니의 금화로 많은 사람의 존경과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호화로운 생활을 한다.

하지만, 그림자가 없는 조금 이상한 사회구성원이 사회적 지위를 얻을 수 있을까. 남과 다름을 틀림으로 받아들이는 세계에서 이내 그는 혐오의 대상이 되고 만다. 비극의 그림자는 스스로를 잠식했고 사랑하는 여인에게조차 온전한 자신을 드러낼 수 없었다. 하인의 도움 없이 밖을 돌아다닐 수 없는 제약에 휩싸였다.

결국 그림자가 없다는 사실이 발각되고 사람들에게 쫓겨나는 신세로 전락한다. 그때 정체불명의 남자는 다시 나타나 자신에게 영혼을 팔면 그림자를 되돌려 주겠노라고 제안한다. 과연 주인공은 어떤 선택을 할까.

작품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은 황금만능주의다. 또 그림자는 사회에 속하기 위한 어떤 자격 요건으로 쓰인다. 부와 명예 윤택한 생활을 위해 자신의 존재 일부를 팔아버려 결국 비극에 이르는 한 남자 이야기는 자본주의에 경종을 울리는 풍자소설로도 읽힌다. 19세기에 쓰였지만 현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문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