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MK시대’에서 ‘ES시대’로...미래車전환 가속
현대차그룹 ‘MK시대’에서 ‘ES시대’로...미래車전환 가속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3.2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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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정몽주 체제에서 정의선 체제로”
“정통 車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기업으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2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사내이사로 각각 선임됐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2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사내이사로 각각 선임됐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이 현대차 입사 20년 만에 그룹의 실권을 쥐게 됐다.

22일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는 이날 열린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정 부회장을 대표이사로 각각 선임했다.

이에 따라 정 부회장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그룹 핵심계열사 4곳의 사내이사를 맡으면서 그룹의 명실상부한 수장으로 등극하게 됐다.

이로써 정몽구 회장이 현대차의 대표이사직은 유지하지만, 'MK 시대'는 저물고 정의선 부회장 중심으로 경영진이 꾸려진 'ES 시대'가 본격 시작됐다.

정 부회장이 그간 내연기관차에서 미래차로의 전환을 강조해온 만큼 그의 책임경영 강화로 현대차그룹은 미래차 산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퍼스트 무버로서 수소사회 주도하자”...친환경차 ‘승부수’

정의선 부회장이 수소전기차로 미래 친환경차에 승부수를 띄울 전망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 바탕으로 수소차시장 선점에 기업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정 부회장은 그룹 시무식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갖춘 수소전기차는 2030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자해 수소전기차의 대중화를 선도할 것"이라며 "다양한 산업에 융합해 퍼스트무버로서 수소사회를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수소차 개발은 정 주회장의 뚝심 있는 전략으로 통한다. 현대차는 1990년대 말 일찍이 수소차 개발에 나섰으나, 상용화 시점이 불투명해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 부회장은 수소연료전지차(FCEV) 개발을 직접 지휘하면서 지난 2013년 ‘투싼’을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고, 지난해 1월에는 ‘넥쏘’를 선보이며서 수소차 개발의 선두주자로 굳건히 자리매김 했다.

현재 글로벌 완성차 중 수소차를 양산하는 업체는 현대차, 토요타, 혼다 세 곳 뿐이다. 물론 현대차가 이 중에서도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수소 분야에 7조6000억원을 투입해 수소차 생산량을 연간 50만대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약 124곳의 주요 부품 협력사와 2030년까지 연구개발(R&D)과 설비 확대에 집중할 방침이다.

최근 세계 수소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현대차의 의지가 정부의 방향과 맞아떨어지면서 수소차 산업이 국내에서 한층 탄력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올 초 ‘수소경제’를 선언했다. 오는 2022년까지 수소차 핵심부품 국산화율을 100%로 끌어올리고, 2025년까지 연 10만대의 상업적 양산체계를 갖춰 2040년까지는 수소차를 누적 620만대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 “ICT기업 못지않게”...미래차시대 새 인재 찾기 박차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ICT기업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ICT를 접목한 공유차,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해 새 인재 찾기와 기업문화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초 그룹 시무식에서 정 회장은 "조직의 생각하는 방식, 일하는 방식에서도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했으며, "현대차그룹이 살 길은 ICT기업보다 더 ICT 기업답게 변화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지론을 토대로 정 회장의 조직문화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달부터 근무복장을 완전자율로 바꿨으며, 직급 체계 단순화 등도 추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10대 대기업 최초로 현대차의 정기공채를 상시공채로 전환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이는 연간 2차례 고정된 시기에 공채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제조업과 ICT가 융·복합하는 산업 환경에 맞는 인재를 제때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에서다.

정 부회장이 지난해 9월 총괄수석부회장 자리에 오른 이후 네이버, KT 등 ICT 기업들의 인력을 영입하면서 새 인재 확보에 힘쓰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정 부회장은 직속 조직인 전략기술본부의 수장으로 삼성전자 출신의 지영조 사장을 앉혔다. 그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을 거친 신사업 분야의 전문가로 정평이 나있던 인물로, 지난 2017년 초 현대차그룹에 영입돼 지난해 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ICT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진 ICT본부에는 KT 출신의 서정식 전무를 배치했다. 네이버랩스 리더를 맡았던 김정희 이사를 영입해 전략기술본부 산하이자 AI 전담 조직인 '에어 랩(AIR LAB)' 총괄로 임명했으며, KT에서 클라우드 업무를 맡았던 김지윤 상무에게는 ICT본부 산하 ICT기술사업부장 자리를 맡겼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산업의 전환기와 정의선체제의 출범이 맞물리면서 현대차그룹이 새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전통 제조업체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업체로 변모하는 데 정 회장의 역할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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