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차이나’ 찾는 현대차, 인도시장 고삐 바짝 죈다
‘포스트 차이나’ 찾는 현대차, 인도시장 고삐 바짝 죈다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3.20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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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버금가는 인도車시장, 오는 2020년 3위 진입 예상"
"친환경차·공유차량 서비스 가속...현대·기아차, 통 큰 투자나서"
올 들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인도 시장에서 연이어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위기의 돌파구로 인도 자동차 시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최근 중국공장 철수를 검토 중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인도 시장에 잇따라 ‘통 큰 투자’를 단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인도 현지에서의 공장 증설은 물론이고, 차량공유업체에 대규모 투자로 미래차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이 역성장을 기록하면서 판매량이 맥을 못 추자, 신흥시장인 인도에서 실적을 회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 인도車 잠재력...현대차 ‘몸집 키우기’·기아차 ‘데뷔전’ 나서

최근 현대차가 인도 공장증설을 결정하면서 ‘몸집 키우기’에 나선다.

올 초 현대차는 인도 남부 첸나이공장에 700억 루피(약 1조1000억원)를 추가 투자해 생산 규모를 10만대 더 늘리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현대차 첸나이공장의 생산 규모는 연간 70만대에서 80만대로 10만대 더 늘어나게 됐다. 이를 통해 전기차 등 신규 모델 생산라인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내년까지 9개 신차를 추가로 출시하면서 입지를 보다 견고히 다질 방침이다.

1998년 현지 자동차 생산을 시작한 현대차는 3년 연속 50만대의 판매량을 달성했으며, 현지 브랜드별 점유율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 자동차시장은 미국·중국·유럽 등의 3대 시장이 부진한 것과 달리 매년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신흥시장으로, 현대차에겐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 중 하나다.

이미 지난해 인도 자동차 생산량은 세계 5위인 517만4000대로, 세계 4위 독일(563만9000대)의 턱 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전년보다 생산량을 8.3%포인트 늘리며 10대 자동차 생산국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게다가 인도는 중국에 버금가는 13억 인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자동차 보급률이 1000명당 32대에 불과해 잠재력이 매우 풍부한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인도의 자동차 대중화가 본격화되면 오는 2020년에는 일본을 따돌리고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라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아차도 인도시장 공략에 합류한다. 기아차는 오는 9월 인도 첫 공장을 준공하면서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기아차는 1998년 일찌감치 현지에 진출한 현대차와 달리 그간 인도시장에 발을 딛지 못했다. 60% 수준인 높은 관세 때문에 현지 생산 거점이 없이 수출만으로는 가격 경쟁력이 어려워지자, 지난 2017년 4월 20억 달러(약 2조2600억원)를 투자해 현지 공장 건설에 나섰다.

이번 인도 현지 공장의 생산규모는 30만대로, 이로써 현대·기아차는 인도에서만 ‘차량 100만대’ 생산체제를 갖추게 됐다. 이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 현대·기아차, 차량공유 ‘통 큰 투자’...친환경차시대 새 활로 개척

현대·기아차는 인도 차량공유업체 투자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이는 차량공유 서비스 구축으로 친환경차의 판매 활로를 개척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19일 현대·기아차는 인도 최대 차량호출업체인 ‘올라(Ola)’에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계약에서 현대차는 2억4000만 달러(약 2707억원), 기아차는 6000만 달러(약 677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총 3억 달러로, 외부 기업이 진행한 단일투자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지금까지 올라에 투자한 업체 가운데 글로벌 완성차업체로는 현대·기아차가 유일하다는 점에서 3사 간 협력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 차량호출 시장 규모는 2018년 15억 달러(약 1조7000억원)에서 2020년 20억 달러(약 2조2600억원)로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차량호출 시장과 함께 친환경차 시장도 성장가도를 달릴 전망이다. 인도 정부는 친환경차 육성 정책으로 오는 2030년까지 현지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차량서비스업체에 전기차를 공급하기 위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전기차 판매를 위해 '통 큰 투자'를 단행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해 8월 카셰어링업체 ‘레브(Revv)’와 협력해 카셰어링, 렌터카, 차량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 분야에 진출하는 등 모빌리티 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처럼 현대·기아차가 인도 내 차량 개발·판매부터 모빌리티 시장 전반을 아우르는 영역까지 발을 넓히면서 시장 장악력을 한층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정체된 미국·중국에서 잠재력이 큰 인도시장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며 “차량공유업체의 통 큰 투자로 친환경차와 모빌리티 시장 선점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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