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사랑 아무도 못말려 `달님과 함께`
자식사랑 아무도 못말려 `달님과 함께`
  • 북데일리
  • 승인 2006.03.02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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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TV 일일드라마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의 태희(윤해영)는 아버지(백일섭)를 원망한다. 가족이 서울로 떠나며 자신을 먼 친척집에 맡겨두고 떠났기 때문이다. 1여년년 간 신세지던 집 아이 셋을 보며 기다렸지만 아버지는 3년이 지난 후에야 딸을 찾으러 왔다. 앵벌이까지 했던 유년 시절을 떠올리면 태희는 어떤 악다구니를 해도 아버지에 대한 분이 풀리지 않는다.

딸의 울분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는 묵묵부답이다. 왜 그래야만 했는지 딸을 설득시키려 하지 않는다. 드라마는 아버지의 입장을 대사로 설명하지 않고 시청자가 직접 느끼게 만든다. 내던지는 것만이 ‘사랑’이라고 할 수 없지만 어린 딸을 남의 집에 두고 떠나야 했던 아버지의 속뜻은 딸은 이해할 수 없다.

이모토 요코의 창작동화 <달님과 함께>(넥서스주니어. 2006)는 자식을 내던지는 부모의 심정을 표현한다.

동화의 주인공인 엄마 산양, 아기 산양은 바위산에서 단출하게 살고 있다. 늑대처럼 보이는 어두운 빛깔의 털, 짧고 날카로운 뿔, 사슴 같은 눈망울을 가진 신비스런 캐릭터다.


갓 태어난 새끼에게 젖도 물리기 전에 `일어나기`를 시키는 엄마. 시간이 지날수록 조급함을 더해가는 엄마 산양의 태도는 엄격하다. `엄마아~~`를 외치며 산자락으로 끊임없이 떨어지는 아기 산양을 보고 있으면 안쓰러울 정도다.

일본의 국민작가로 불리는 이모토 요코는 끝날 때 까지 행복한 결론을 보여주지 않는다.

책은 아름답고 꿈같기만 한 창작동화를 거부하며 ‘스스로 생각하기’를 권유한다. 엄마의 존재가 사라지고 산자락으로 떨어진 아기를 비춰주는 것은 ‘달님’ 이다. 산위로 힘겹게 올라가야 하는 아기를 비춰주는 달님은 엄마를 대신하는 존재다.

아기를 혹독하게 다루는 엄마 산양의 복잡한 표정에서 독자는 부모의 속뜻을 헤아려 보게 된다.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의 아버지가 가슴 속에 간직한 마른 눈물과 자식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만든다. 은은한 콜라주 기법을 사용한 독특한 캐릭터가 돋보이는 <달님과 함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만드는 창작동화다.

[북데일리 정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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