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적에서 오늘의 동지로'...라이벌끼리 미래車 '맞손'
'어제의 적에서 오늘의 동지로'...라이벌끼리 미래車 '맞손'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3.04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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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버스 상용화...현대차, 도요타 등 글로벌 6개社와 협업"
"자율주행차 동맹 물결 속...벤츠-BMW 동맹관계 구축"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해 동종업체와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해 동종업체와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관계가 빈번해지고 있다.

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을 거머쥐기 위해 동종업체와 전략적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

수소차, 자율주행차, 공유차 등이 미래 모빌리티 시대의 핵심 산업으로 각광받으면서 기술개발에 막대한 투자가 요구되어지고 있다. 이에 독자적인 개발보다는 협업이 유리하다는 판단 하에 동종업계 라이벌과 손잡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 ‘수소車 투톱’ 현대차-도요타 기술 협력...업체 간 동맹 '각축'

수소트럭을 개발하기 위해 현대자동차가 ‘적수’ 일본 도요타와 손잡았다.

4일 현대차는 상용 수소전기차에 쓰일 대용량 고압충전 표준 부품 개발을 위해 6개 회사와 글로벌 컨소시엄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 컨소시엄에는 일본 최대 자동차기업 도요타를 비롯해 산업용 가스회사 에어리퀴드, 수소 충전 설비회사 넬, 수소전기트럭 생산업체 니콜라, 에너지화학 그룹 쉘 등 6개사가 참여했다.

이들은 트럭과 같은 상용 수소차의 빠른 확산을 위해 대용량 수소충전 기술 표준화 개발에 나서기로 뜻을 모았다. 차량의 수소 주입구과 노즐, 호스 등 충전 설비 부품을 대용량 고압 충전 조건에 만족하도록 개발하며 향후 점진적으로 분야를 확대해 상용 수소전기차 충전 기술의 국제 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협업은 수소차의 쌍두마차인 현대차와 도요타의 만남이여서 이목을 끌고 있다. 현대차와 도요타는 각각 '넥쏘'와 '미라이'를 내세워 승용 수소차 양산에 성공했으며, 최근에는 상용 수소차 시장에서도 경합을 벌이는 등 수소차 시장의 최대 라이벌 관계로 통한다.

현재 수소차 패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지만, 완성차업체들은 아직까지 협업을 선호하는 추세다. 아직 대중화까지는 상당 기일이 걸리는데다가, 기술 개발 리스크와 시장 구축 문제도 상당한 부담이기 때문이다.

현재 수소차 양산에 뛰어든 현대차, 도요타, 혼다, 벤츠를 중심으로 글로벌 동맹 관계가 구축돼있다.

지난해 6월 현대차그룹은 아우디와 '수소차 동맹'을 결성하기도 했다.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 및 수익성 강화를 노리는 현대차그룹과 수소차 양산 개발을 서두르는 아우디 간의 전략적 이해관계에 따라 형성된 결과다.

도요타는 BMW와 동맹 관계를 맺고 2020년까지 상용화를 목표로 수소차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으며, 그 외 혼다는 GM과 벤츠는 포드와 각각 손잡고 수소차를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 ‘앙숙’ 벤츠-BMW 자율주행車 맞손...적과의 동침 '대세'

자율주행차에서도 업체 간 합종연횡 두드러지고 있다. 독일 고급차 라이벌인 메르세데스-벤츠의 모기업 다임러와 BMW가 공유차량 서비스에 이어 자율주행차 개발에도 손잡았다.

다임러와 BMW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자율주행과 운전자 보조시스템, 자동주차 분야에서 2025년까지 실질적인 기술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장기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기로 했다.

양사가 목표로 하는 기술적 단계는 우선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자율주행 기술 레벨 4로, 양사는 향후 더 높은 단계의 기술적 협력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들은 새로운 협력관계가 자율주행차와 운전자 보조시스템의 기술 개발 비용을 절약하고 기술 보급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했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IT공룡’ 구글과 완성차업체 간 동맹을 견제하고자 연합했다는 분석이다.

AI, 5G 등 첨단기술이 총망라한 자율주행차는 협업이 필수가 됐다. 이 중에서도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구글은 동맹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자율주행차 시장에서 동맹은 크게 구글이 속한 진영과 속하지 않은 진영으로 나뉠 정도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계열사인 웨이모는 피아트-크라이슬러 오토모빌스(FCA)와 재규어랜드로버(JLR)과 협업을 맺어 미국·유럽시장까지 발을 넓혔으며 최근에는 르노·닛산·미쓰비시 등 완성차 업체 3사 연합과 제휴를 맺어 아시아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이러한 구글 진영에 맞서 미국의 포드-독일 폭스바겐 진영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일본 혼다 연대 진영이 있다.

지난해 12월 독일 폭스바겐과 미국 포드는 미래차 공동개발을 위해 동맹 관계를 구축하기로 했으며, 같은 해 10월에는 일본 혼다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자율주행차를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업종을 불문하고 미래차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자칫 방심하면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며 “이에 완성차 메이커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라이벌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는 상황이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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