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맛'에 도전하는 '진한 맛'...겨룰만 해진 농심ㆍ오뚜기 라면시장 쟁탈전
'매운 맛'에 도전하는 '진한 맛'...겨룰만 해진 농심ㆍ오뚜기 라면시장 쟁탈전
  • 이재정 기자
  • 승인 2019.02.20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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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라면으로 점유율 끌어올린 오뚜기 '해피라면'으로 견제하는 농심
농심이 오뚜기의 라면시장 점유율 추격을 의식해 저가의 뉴트로 컨셉 라면인 해피라면을 출시한다.(사진=농심)
농심이 오뚜기의 라면시장 점유율 추격을 의식해 저가의 뉴트로 컨셉 라면인 해피라면을 출시한다.(사진=농심)


[화이트페이퍼=이재정 기자] 큰 변화가 없기로 유명한 식품시장에도 경기침체와 달라진 소비 트랜드 바람이 불어닥치면서 오뚜기 진라면이 라면시장 만년 1위인 농심 신라면을 바짝 추격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진라면이 지난해 12월 판매 수량 기준에서 신라면을 0.5% 차이로 따라잡자 라면시장 점유율 만년 1위 자리가 농심에서 오뚜기로 넘어갈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라면시장 전체 점유율도 꾸준히 떨어진 농심이 '해피라면'을 재 출시하는 등 맞불작전을 쓰고 있어 라면계의 '지키려는 자'와 '빼앗으려는 자' 사이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농심, 진라면 견제할 저가 라인업 '해피라면' 출시

농심의 라면시장 점유율은 한때 70%에 달해 압도적인 1위를 고수했지만 2014년까지 58.9%로 떨어진 점유율은 지난해 51%센트까지 떨어졌다. 반면 이 기간 오뚜기의 점유율은 18.3%에서 25.9%까지 높아졌다.

이를 견인한 주역은 오뚜기의 대표 제품인 진라면이다. 진라면은 지난해 상반기 점유율 13.9%를 기록하며 1위인 농심 신라면(16.9%)을 3% 차로 추격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판매 수량 기준으로 신라면을 0.5% 차로 따라잡았다.

전직원 정규직화 등 차별화된 경영방침으로 '갓뚜기'란 별명을 얻은 오뚜기는 대표 서민 식품인 라면의 가격 안정을 위해 2008년 이후 11년째 진라면 가격을 동결해왔다.

진라면 가격은 750원이며 묶음으로 판매되는 대형마트 기준으로는 563원이다. 대형마트 기준으로 676원 꼴인 신라면보다 100원 이상 저렴하다.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식음료주류 시장 등에 저가 제품 열풍이 일면서 진라면의 오랜 진심이 점유율 확대로 이어졌다. 

이러한 진라면을 의식한 듯 줄곧 신라면을 앞세워 고가 라인을 전면에 내세워온 농심도 뉴트로 컨셉의 '해피라면'을 출시해 저가라면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해피라면은 1982년 출시했다가 90년대 초 단종된 제품으로 당시 농심의 주력 라면이었다. 농심에 따르면 해피라면은 이달 말 재출시될 예정이다. 대형마트에선 이번주 중 판매하고 편의점에선 용기면(컵라면)과 봉지면으로 3월 중순 출시될예정이다.

해피라면 소비자가격은 봉지당 700원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간판 제품 신라면보다 약 20% 낮은 가격으로 대형마트 기준으로는 한 묶음(5개)에 2750원, 개당 500원대다. 마트 기준 563원인 진라면보다 더 저렴하다.

농심은 기존 저가 제품인 안성탕면도 마케팅 전면에 끌어와 해피라면과 합공작전을 펼치고 있다. 안성탕면 역시 저가 상품으로 편의점 가격 기준으로 750원이다.

농심에 따르면 안성탕면은 신라면이나 진라면에 대적할만한 주류 제품은 아니지만 지난해 8월 기준 누적 판매량이 150억개를 넘은 스테디셀러 제품이며 특히 경남과 부산지역에서 인기가 높다. 농심은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안성탕면 공장이 위치한 안성이 3.1운동 근거지였던 점에 착안해 안성탕면 3월 매출의 3.1%를 기부하는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

■점유율 쟁탈전의 또 다른 변수 '고가 라인'...쇠고기미역국라면 vs 신라면건면  

오뚜기가 10년 이상 진라면 가격을 동결하고도 영업이익을 보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고가의 신제품 출시가 있다.

오뚜기 인기 신제품 쇠고기미역국라면은 지난해 출시 후 두달 만에 1000만개나 팔리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큰 반응을 얻었다. 쇠고기미역국라면은 대형마트 기준으로 개당 1200원이다. 

신라면도 저가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기존의 고가 제품 라인들도 꾸준한 개발을 통해 강화해왔다.

이에 농심은 건강한 식품을 추구하는 트랜드에 맞춰 지난 9일 출시한 '신라면 건면'으로 맞선다. 신라면 건면은 유탕면인 신라면이나 신라면 블랙과 달리 튀기지 않은 제품으로 칼로리가 기존 유탕면 제품보다 70%가량 낮다.

농심의 경쟁사들은 건면 생산설비가 없거나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농심이 건면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라면이 건면과 저가 라면 신제품인 '해피라면'을 앞세워 라면시장 점유율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농심이 해외에서도 제조 공장을 지을 정도로 제품 인기와 브랜드파워가 막강하고 국내에도 자동화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저가 라면 출시에 따른 수익성 훼손도 미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오뚜기 한 관계자는 농심의 저가 라면 공세에 맞설 방어전략에 대해 묻자 "진라면은 지난해 출시 30주년을 맞아 스페인 호안미로 작가의 그림 작품을 디자인에 적용하고 톱스타 장동건을 모델로 발탁하는 등 꾸준히 마케팅을 펼펴왔다"면서 "5개 묶음에 1개를 더 증정하는 프로모션 등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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