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대형마트도 '체험ㆍ잇템' 위주로 판다...'뚝' 떨어진 실적에 쇄신 바람
이제 대형마트도 '체험ㆍ잇템' 위주로 판다...'뚝' 떨어진 실적에 쇄신 바람
  • 이재정 기자
  • 승인 2019.02.1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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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의 '도심속 가족 놀이터' 가속화, e커머스 본격 진출에 '치킨게임' 예상돼

 

지난해 주요 대형마트들이 어닝쇼크에 가까운 실적을 냈다. 손님이 많은 매장들마저도 최저임금과 물가 인상에 따른 비용상승 탓에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에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실적 개선을 위해 환골탈태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사진=이마트)
지난해 주요 대형마트들이 어닝쇼크에 가까운 실적을 냈다. 손님이 많은 매장들마저도 최저임금과 물가 인상에 따른 비용상승 탓에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에 이마트와 롯데쇼핑은 실적 개선을 위해 환골탈태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사진=이마트)

[화이트페이퍼=이재정 기자] "마트 잘 안가시죠?" 기자의 질문에 30대 가장인 김종성씨(36)는 "아뇨, 자주가요. 6살 4살 아이들이 마트 가는 걸 무척 좋아해서요." 이어 기자가 "그럼 혹시 장볼때 온라인몰도 같이 이용하시나요?" 김씨는 "아뇨 저희집은 마트에 직접 가서 장을 봐와요." 기자가 다시 "요즘 젊은 고객들이 온라인을 많이 이용해서 마트에 많이 안간다고 하던데요?"라고 묻자 "저희가 갈 땐 통로를 다니기가 불편할 정도로 사람이 많던데요?"라는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지난해 주요 대형마트들이 어닝쇼크에 가까운 실적을 내는 등 소비침체와 온라인 쏠림 등의 직격탄을 맞았다.

폐점과 리뉴얼에 따른 비용 증가와 영업일수 감소 등도 원인이 됐지만 손님이 많은 매장들마저도 최저임금과 물가 인상에 따른 비용상승 탓에 부진을 면치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61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8.9% 감소했다. 롯데는 마트 등 할인점의 영업이익이 -81억원으로적자를 냈다. 슈퍼도 4분기 매출이 6.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25억원으로 역시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이마트와 롯데쇼핑이 실적 개선을 위해 '할인마트 쇄신'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유통 체계를 바꾸는 등 환골탈태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오프라인 매장선 '체험'과 '잇템' 팔겠다

4살 6살 아들을 둔 김씨는 가족과 함께 오프라인 마트에 가는 장점 중 하나로 "와이프가 물건을 고르는 동안 개구쟁이 아이들이 장난감 코너와 시식 코너 등에서 1시간은 거뜬히 논다"고 말했다.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지 않는지 질문하자 "마트에 가기 전에 떼쓰지 않기로 약속하고 가면 조르지 않고 좋아하는 먹거리를 쥐어주면 세상을 다 가진듯 행복해한다"고 답했다.

이마트는 이처럼 대형 마트나 백화점이 도심 속 가족 놀이터로 바뀌고 있는 트렌드에 맞춰 매장을 재편할 계획이다.

일례로 지난 14일 이마트는 수익선을 개선하기 위해 올해부터 오프라인 매장 내 식품매장을 확대ㆍ강화한다고 밝혔다.

신선식품과 캐주얼 가공식품을 저렴하게 선보일 뿐 아니라 이색적인 맛을 원하는 고객들을 위해 속초닭강정, 의령망개떡, 목포왕꽈배기 등 국내 각지의 유명 식품 제품을 확대해 서울 경기 지역 특설 매장에서 '잇템'으로 선보인다.

이마트에 따르면 속초 중앙시장 맛집이 이마트 고양시점에 ‘아임파인쉬림프’로 들어서고 부산 해운대점에 상국이네가 입점하면서 젊은 고객층이 몰려 주변 매장 매출까지 견인했다. 지역 맛집도 지속적으로 유치해 지역 맛집을 동네 마트에서 편하게 체험하려는 젊은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끌 계획이다. 

비 식품 코너의 경우 운영 효율화를 위해 고객들이 사고 싶고 갖고 싶은 '잇템'을 엄선해 재배치한다. 국민가격 프로젝트처럼 유통과정의 체계를 바꿔서라도 가격 고객 구미를 끄는 '초저가 잇템'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이마트는 올해 신규 매장 출점 대신 1호점인 창동점을 비롯 10여 개 점포를 리뉴얼해 공간 이용을 효율화하고 '방문하고 싶은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예정이다.

대형마트 형태인 아마트 대신 가족 고객 유치에 유리한 복합쇼핑몰 형태의 스타필드시티 부천옥길점을 오픈한다.

이마트 매장 내의 특화ㆍ전문 매장도 강화한다.

반려동물 분양과 관련 용품 판매는 물론 호텔미용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몰리스 펫샵'이 대표적이다. 자체 개발한 화장품 브랜드 '센텐스' 브랜드에 이어 영국 H&B 브랜드인 화장품 편집숍 '부츠'까지 들여와 체험형 헬스앤드뷰티(H&B) 존도 강화한다.

가전할인 매장인 일렉트로마트와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 등 독립 할인 매장들의 경우 매장별 강점을 강화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트레이더스의 경우 단독 상품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등 할인점 다운 할인점으로 차별화하고 올해 3개 신규 점포(월계/부천옥길/부산명지)를 추가로 출점한다.

발반 담그던 e커머스, '풍덩' 뛰어드는 이마트...치킨게임 시작되나

롯데마트는 스마트스토어 출점에 가속패달을 밟을 계획이다.

온라인 쇼핑의 편리함을 상당부분 제공해 ‘젊은 소비자’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마트 금천점과 이천점에 적용된 스마트스토어 시스템은 온·오프라인 쇼핑을 결합한 ‘옴니 스토어' 방식이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 상태와 가격을 꼼꼼하게 살핀 후 스마트폰을 꺼내 가격표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하고 집에 가면 3시간 후 집으로 모든 물건이 배송된다.

김씨 가족이 스마트스토어를 이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쇼핑한 물건이 가득 담긴 카트를 계산대로 가져갈 필요가 없다. 무거운 장바구니 없이 아이들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가면 된다. 

스마트스토에선 온라인몰과 같이 다양한 할인 쿠폰을 제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장점을 동시에 누릴 수 있어 롯데마트에 따르면 금천점은 지난달 기준 일 평균 7000명 가량이 지속 방문했다.

대형마트들이 지난해 실적 부진을 회복하기 위해 쇄신을 꾀하고 있다. 사진은 롯데마트가 온라인 쇼핑의 편의를 추구하는 젊은 층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끌기 위해 도입한 스마트스토어 쇼핑 장면(사진=롯데마트).
대형마트들이 지난해 실적 부진을 회복하기 위해 쇄신을 꾀하고 있다. 사진은 롯데마트가 온라인 쇼핑의 편의를 추구하는 젊은 층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이끌기 위해 도입한 스마트스토어 쇼핑 장면(사진=롯데마트)

이마트는 올해 성장 핵심 동력을 애초에 ‘온라인 시장 점유 확대'로 잡았다. 오프라인 매장에만 매달리지 않고 온라인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심산이다.

이마트는 3월에 온라인 통합법인을 출범시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일 경우 온라인 총매출이 지난해보다 30% 가량 증가해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미 경쟁이 치열한 e커머스 시장에서 쿠팡마저 수년간 적자를 내고 있는 마당에 대기업인 이마트까지 뛰어든다면 시장 점유를 위한 치킨게임도 벌어질 수 있다"면서 "대기업 마트들로서도 대안이 없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재계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수익성 제고를 위해 쇄신에 돌입했지만 시장 전망이 어둡고 운영 여건이 어려운데다 막대한 쇄신 비용까지 발생해 단기간 내에 실적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마트는 수익 강화를 위한 중점 사업으로 e커머스 점유율 확대를 선택했다. 3월 온라인 통합법인을 출범시켜 본격적으로 e커머스 유통 채널에 뛰어든다. 사진은 이마트가 이와 관련해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한 주주 광고문 일부(사진=이마트)
이마트는 수익 강화를 위한 중점 사업으로 e커머스 점유율 확대를 선택했다. 3월 온라인 통합법인을 출범시켜 본격적으로 e커머스 유통 채널에 뛰어든다. 사진은 이마트가 이와 관련해 자사 홈페이지에 게시한 주주 광고문 일부(사진=이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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