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책을 죽이려고 하는 자` 누구인가
지금 `책을 죽이려고 하는 자` 누구인가
  • 북데일리
  • 승인 2006.02.1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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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이야기>(한국경제신문사. 2005), <배려>(위즈덤하우스. 2006), (웅진윙스. 2006)은 처세와 자기계발을 쉽고 흥미로운 ‘우화’로 풀어낸 기획이 돋보인 베스트셀러다.

디지털시대의 일본 출판시장을 진단한 <누가 책을 죽이는가>(시아출판사. 2002)에서 출판사 이와나미 쇼텐의 사장 오쓰카 신이치는 해마다 10만부 이상 팔리던 ‘강좌, 철학’이 20분의 1인 5,000부까지 추락한 이유를 ‘대학생 수의 비약적인 증가’로 꼽았다.

대학에 진학하고 싶어도 할 수 없던 시절, 어려운 책을 구입해 읽으며 지식을 쌓던 젊은이들이 너도나도 대학에 들어가자 더 이상 ‘딱딱한 책’이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을 죽이는 A급 범인을 찾는 <누가 책을 죽이는가>는 일본 출판분야 종사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통해 출판시장의 문제점과 숨은 이야기를 조명했다.

겐토샤 출판사의 겐조 도오루는 ▲ 저자와 편집자 모두 결정적으로 좋은 책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고 잘 팔릴 수 있는 책 ▲ 좋은 책이라고 믿었지만 팔리지 않는 책 ▲ 좋은 책은 아니지만 잘 팔리는 책의 `3가지` 유형별로 책을 출간한다.

책은 일본의 도서관 현황도 소개한다. “그런 책 정도는 스스로 사서 봐 주세요”라는 태도로 베스트셀러가 들어오기까지 이용자들을 2개월이나 기다리게 만드는 도서관의 거만한 태도에 대해 성토하기도 하고 복사와 대출, 점자화 작업 등 다방면에 대한 객관적 진단을 내린다.

온라인 서점의 출현으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더욱 커진 한국출판시장의 오늘과 책이 기록한 5년 전 일본출판시장의 상황을 비교해 보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1999~2000년까지 ‘프레지던트’에 ‘책이 도착해 있을까’ 라는 제목으로 실린 연재물인 만큼 약간의 괴리감도 있지만 좋은 책, 좋은 편집자가 갖춰야 할 소양에 대한 의견들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 글을 책을 둘러싼 문화상황론으로 쓴 것은 아니다. 책의 세계에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건 현지 보고서로 이 글을 썼다. 지금 책을 죽이려고 하는 자는 누구인가, 출판사인가 편집자인가 도매상인가 그렇지 않으면 서점인가 도서관인가 서평가들인가 아니 어쩌면 나를 포함한 저자들일지도 모르고 의외로 독자들일지도 모른다. A급 범인은 누구이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있는 B, C급 범인은 누구인가, 미스터리처럼 추리와 상상을 하며 이 책을 읽어 준다면 저자로서 그 이상 기쁠 수는 없을 것이다” - <누가 책을 죽이는가> 저자 사노 신이치

(사진 = 영화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스틸컷) [북데일리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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