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보는 `내 생애 가장 못생긴 유모`
책으로 보는 `내 생애 가장 못생긴 유모`
  • 북데일리
  • 승인 2006.02.0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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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일찍 여의고 일곱아이를 키우는 한 홀아비는 재정상태가 바닥이 나 길로 나앉게 될 상황이다. 아내의 고모가 남자 혼자 아이들을 키운다는 사실을 문제 삼으며, 한 달 안에 재혼을 하지 않으면 원조를 끊겠다고 엄포를 놓자 그는 마음에 없는 재혼을 결심한다. 말썽쟁이 일곱 아이들은 아빠의 복잡한 속마음을 알리 없다. 자신들을 돌보러 찾아오는 유모를 괴롭혀 쫓아내는 이유는 재혼을 서두르는 아빠에 대한 서운함과 심술 때문이다.

크리스티아나 브랜드의 <유모 마틸다>(문학수첩. 2006)의 줄거리다. <유모 마틸다>는 줄리 앤드류스 주연의 뮤지컬영화 ‘메리 포핀스’(1964)를 떠오르게 만드는 작품이다. 차이점은 `메리 포핀스`의 유모는 아름답고 친절한 반면, `유모 마틸다`의 유모는 묵뚝뚝한 성품에 흉측한 외모를 가졌다는 점이고 공통점은 두 유모 모두 마법사라는 점이다.

3권으로 이뤄진 <유모 마틸다>의 원작을 영화화 한 ‘맥피 - 우리 유모는 마법사’(감독 커크 존스)의 각색작업은 5년에 걸쳐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원작의 ‘간호사’라는 단어는 ‘유모’로 바뀌었고 일정한 구성없이 다양한 분야가 얽혀 있던 원작은 매끈한 모양새를 갖춰 영화로 변신할 수 있었다.

아이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면 유모의 흉측한 외모가 조금씩 아름다워진다는 흥미로운 설정, 유모 마틸다의 첫 등장 등은 모두 흥미진진하다.

유모는 아빠 브라운에게 자녀들이 받아들여야 할 일곱가지 지침을 ‘선언’ 한다.

‘시간이 되면 잠자리에 들기’, ‘음식을 예의바르게 먹기’, ‘숙제하기’,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기’, ‘문을 잘 닫고 다니기’, ‘옷차림 단정하게 하기’, ‘뛰어다니지 않기’.

평소 일곱가지 중 무엇도 지키지 않았던 딸과 아들들을 생각하니 아빠는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한다. 유모는 “저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마세요.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잘 알고 있으니까” 라며 당당히 아이들의 방으로 걸어 들어간다. 예상대로, 아이들은 마틸다의 말을 쉽게 듣지 않는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갖은 소동과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읽는 재미와 감동을 더한다.

영화가 깜찍한 비주얼을 선사한다면, 원작 소설은 작가 크리스티아나 브랜드의 화려한 문장술을 자랑한다. 작은 묘사도 놓치지 않는 세심함과, 사건을 펼쳐놓는 화려한 입담은 성인 독자들이 읽기에도 충분한 재미를 제공한다.

영화 ‘맥피 - 우리 유모는 마법사’(감독 커크 존스)는 지난 3일 국내 개봉해 상영중이다.

(사진 = 영화 `맥피 - 우리 유모는 마법사` 스틸컷) [북데일리 정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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