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삶에 끼어든 `천사와 신기한 동침`
인간 삶에 끼어든 `천사와 신기한 동침`
  • 북데일리
  • 승인 2006.02.08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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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뉴웨이브 영화의 기수 빔 벤더스 감독의 87년 작품 `베를린 천사의 시`는 한국과 일본에서 붙인 제목이지만 독일은 `베를린의 하늘(Der Himmel ber Berlin)`, 영어권에선 `욕망의 날개(Wings Of Desire)`라는 제목으로 상영됐다.

잿빛도시 베를린에 내려온 두 천사(다미엘과 가서엘)이 인간 세계를 여행하는 내용과 2차대전 직후(45년) 독일 출신 미국인이 형사 콜롬보를 유명한 피터 포크를 사설탐정으로 채용해 동생의 자식을 찾으러 보내는 스토리가 인상적이었다.

난해한 이 영화는 할리우드에서 보다 쉽게 리메이크되어 니콜라스 케이지와 맥 라이언이 주연한 `시티 오브 엔젤`로 친숙하지만, 일본 작가 마츠나가 토요카즈(42)는 `베를린 천사의 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화로 그려냈다.

마츠나가는 천사에 관한 자신의 단편모음집 <엔젤 마크>(애니북스. 2006)의 제5화 `천사의 정체`에서 인간 사회에 숨어살며 인간과 `관계`를 맺어가는 천사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자신을 천사라 우기는 남자의 머리에는 철사로 엮어놓은 `헤일로(halo: 천사의 링)`가 인상적이지만 그가 진짜 천사인지 아닌지는 아무도 모른다.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을 글보다 그림으로 설명하는데 능숙한 작가인 마츠나가는 천사를 매개로 인간이 겪는 불안과 안도, 꿈과 폭력을 그려내고 있다. 인간을 도와주는 착한 천사를 그리지만은 않고 스스로 허무감을 느끼거나 본연의 임무에서 벗어나 인간의 삶에 흔적을 남기기도 한다.

제2화 `사랑의 큐피드`는 천사 큐피드와 호피스텔에 혼자 사는 외로운 여자와의 에피소드. 남자친구를 만들어 달라는 소원이 이루어지지 않자 큐피드에게 화풀이를 하고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작가는 천사에 대한 통념을 넘어 만화를 통해 특유의 상상의 세계로 독자를 이끌어 새로운 독서체험을 맛보게 한다.

[북데일리 박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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