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노사, 너무 먼 ‘입장차이’... ‘총파업 막을 수 있을까?’
국민은행 노사, 너무 먼 ‘입장차이’... ‘총파업 막을 수 있을까?’
  • 박재찬 기자
  • 승인 2018.12.31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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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성과급 노조 300% VS 사측 ROE 연동은 무엇?
총파업 피해자는 고객, 귀족노조의 제 밥그릇 챙기기
KB국민은행이 다음달 8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박재찬 기자] KB국민은행이 다음달 8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국민은행 노사는 지난 9월부터 수차례 교섭했지만 ‘연말 성과급’에서부터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연말 성과급부터 협상에 난항을 겪으면서 임금피크제, 페이밴드(성과에 따라 차등연봉을 지급하는 제도) 등 협상자체가 안된 상황이다.

노조는 지난해와 같은 성과급 300%를 지급하라는 입장이다. 사측은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 성과급 300% 지급은 어렵고, 올해 성과급 지급 기준을 정하자는 입장이다.

이런 사측에 주장에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노사 양측의 성과급을 둘러싼 입장이 크게 달라 남은 기간동안 이번 총파업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이하 노조) 조합원 1만4343명 중 1만1990명이 참여한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1만1511명, 96.01%이 찬성표를 던져 국민은행은 다음달 8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지난 2000년 국민은행은 과거 주택은행과 합병 당시 파업 이후 19년 만의 일이다.

연말 성과급, 노사 서로 다른 주장만... 300% VS ROE 10%는 무엇?

이번 파업의 가장 큰 쟁점은 ‘연말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간의 갈등이다. 국민은행 노사는 지난 9월 18일부터 12차례나 교섭했지만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이달 7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2차례에 걸친 조정회의에서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았다.

노사의 많은 교섭에도 불구하고 연말 성과급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은 서로 완전 다른 주장만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가 원하는 성과급은 기본급의 300%로,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기본급 3개월 치를 의미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좋은 실적을 기록하며 10년 만에 이례적으로 성과급 300%를 지급했다. 노조는 올해 지난해보다 더 많은 이익이 날 전망이기 때문에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금융감독원 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2조792억원 순이익을 거둬 지난해 당기순이익 2조1747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은행측은 당초 올해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워 성과급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은행측은 성과급을 두고 노사가 갈등이 반복됐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성과급 지급 기준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100대 은행의 평균 ROE가 10%를 상회하고 있고, 국민은행도 지난해 ROE 10%를 달성했다. 하지만 사측은 ROE 10%만을 곱집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성과급의 기준을 ROE와 연동하자는 것이다. 사측은 ROE 10%가 아니더라도 7~8% 등의 일정 수준의 성과를 내면 이에 맞는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ROE 연동 기준에 상당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성과급 지급 기준에 노사가 합의해야 세부적인 성과급 지급 방식을 논의할 수 있다”며 “현재는 사측이 노조에 제안한 ROE 연동이라는 기준뿐 다른 세부적인 사항은 논의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노조는 매년 임단협 단골 메뉴로 성과급을 들고 나왔고, 이를 통해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어내려 한다”며 “사측은 매년 이런 일이 반복되니 이번 기회에 성과급 지급에 대한 부분을 ROE와 연동하는 것으로 제도화 하려한다”고 말했다.

 

귀족 노조의 제 밥그릇 챙기기... 피해자는 ‘고객’

노사협상이 성과급으로 합의가 결렬되면서 임금피크제, 페이밴드(성과에 따라 차등연봉을 지급하는 제도) 등의 남은 문제는 협상테이블에서 제대로 논의 조차하지 못했다. 하지만 임금피크제 적용시점도 노사간의 의견이 크게 갈린다. 노조는 도입 연령 시점을 만56세로 현행에서 1년 늦추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은행측은 부점장과 팀장급으로 이원화된 진입시기를 동일하게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페이밴드 전면 도입도 주요 쟁점이다. 페이밴드는 연차가 쌓여도 승진을 하지 못하면 임금 인상을 제한하는 제도다. 은행은 4년 전 신입행원을 대상으로 도입한 제도를 전 직급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노조는 제도 자체의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 노사는 이미 여러차례 교섭을 했지만 입장차를 줄이는데 실패했다”며 “양측의 입장차가 커 남은 기간 동안 파업을 막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고객 수가 가장 많은 국민은행이 파업하게 될 경우 그 피해는 고객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며 “파업의 명분이 약하며, 평균 연봉 9100만원대의 고액연봉자가 즐비한 귀족 노조의 제 밥그릇 챙기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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