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한·우리·하나 은행장의 각기 다른 연말 성적표
국민·신한·우리·하나 은행장의 각기 다른 연말 성적표
  • 박재찬 기자
  • 승인 2018.12.26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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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한은행장 노사갈등과 연임실패로 ‘추운’ 연말
하나·우리은행장 연임에 금융지주 초대 회장까지 ‘따뜻한’ 연말
올 한해 국내 4대 시중은행은 올해 모두 최대실적을 냈지만, 연말 각 은행장들의 표정은 달랐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박재찬 기자] 올 한해 국내 4대 시중은행은 모두 최대실적을 냈지만, 연말 각 은행장들의 표정은 달랐다. 연임에 실패한 위성호 신한은행장과 노사 협상에 난항을 겪으며 내년 총파업을 예고받은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울상인 반면 연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 KEB하나은행의 함영주 은행장과 숙원이었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며 우리금융지주 초대 회장까지 맡게 된 손태승 우리은행장의 표정은 밝을 수 밖에 없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신한금융그룹은 진옥동 현 금융지주 부사장을 은행장으로. 신규선임 추천했고, KB국민은행은 총파업이라는 뜻밖에 암초를 만났다. 반면 함영주 하나은행장과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따뜻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 신한은행 위성호 행장 연임 실패, 3개월의 불편한 동거

우선 4대시중은행 중 최근 가장 주목을 받은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신한은행장에 진옥동 금융지주 부사장이 신규선임 추천됐다. 위성호 현 신한은행장의 임기가 남아 진옥동 내정자와 3개월 간 한 사무실에 있는 이색 풍경이 그려질 전망이다.

내년부터 신한은행을 이끌게 된 진 부사장은 신한금융 내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꼽힌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진 후보자는 해외 법인장 재직 당시 보여준 탁월한 경영 성과와 은행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겸비한 점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룹의 최대 자회사인 신한은행장 후보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 최종 추천됐다”고 말했다.

진 부사장은 신한금융 안팎에선 신한문화의 핵심 키워드인 ‘원신한’ 전략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최근 검찰 수사 등으로 어수선해진 조직의 분위기를 쇄신하고 안정시킬 최적의 인물로 조용병 회장의 신임을 얻고 있다는 평가다.

■ KB국민은행, 잘나가던 허인 행장 뜻밖에 암초 ‘총파업’ 만나나

지난해 11월 은행권 첫 1960년대생 ‘젊은 행장’으로 취임한 허인 KB국민은행 은행장은 지난 3분기까지 2조792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지난해 당기순이익(2조1750억원)을 거뜬히 넘어설 전망이다. 또한 허 행장은 글로벌·기관 영업에서 기반을 다지며 올해 좋은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그는 연말 뜻밖에 암초를 만났다. KB국민은행이 19년 만에 총파업 위기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27일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성·반대 투표를 한다. 조합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내년 1월 중 파업에 나선다. 26일 오후 7시부터는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조합원들이 모여 총파업 결의대회에 나설 계획이다.

파업 가능성에 불을 지핀 것은 ‘연말 성과급’ 을 둘러싼 노사간 갈등이다. 노조는 올해 국민은행 성과가 뛰어난만큼 지난해 수준 성과급(300%)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은행측은 올해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무엇보다 성과급제도의 이익배분 기준을 경영 목표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의 10% 달성으로 바꾸는 방안을 노조가 먼저 받아들이기를 원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은행은 임금피크제, 페이밴드(성과에 따라 차등연봉을 지급하는 제도) 등은 협상테이블에서 제대로 논의 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KEB하나은행, 초대 통합은행장의 영향력과 최대 실적까지 연임 가능성 높아

KEB하나은행의 함영주 은행장은 연임에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함 은행장 연임의 최대 예상 요인은 실적이다. 지난 2015년 9월 첫 취임 이후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한 그는 꾸준히 하나은행의 실적 개선을 견인해오고 있다. 2016년도 1조3727억원이었던 하나은행의 당기순익은 이듬해 2조1035억원으로 50% 급증했다. 올 3분기 기준 당기순익은 1조7576억원으로 올해 역시 당기순익 2조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함 은행장의 ‘하나-외환 초대 통합은행장’이라는 타이틀 역시 함 은행장의 영향력을 탄탄히 한다.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KEB하나은행으로 통합되며 임금과 인사 제도 등에서 큰 진통없이 순탄한 통합을 이뤄냈다. 아직 정규직 전환과 임금 통합 부분에서 견해차를 좁혀가는 과정을 겪고 있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아우를 수 있는 초대 통합은행장의 영향력은 지속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의견이다.

■우리은행, 손태증 행장 지주사 체제 전환에 금융지주 초대 회장까지 ‘따뜻한 연말’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가장 따뜻한 연말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 취임한 손 행장 숙원이었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내며 우리금융지주의 초대 회장으로 ‘금융 명가의 재건’을 맡게 됐다. 그는 1987년 한일은행에 입사해 지금까지 우리은행에서 근무한 정통 우리은행맨으로 취임 이후 지난 1년간 계파 갈등을 없애고 경영 공백 등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실적까지 눈에 크게 성장했다. 2018년 3분기 당기순이익 1조903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38.0% 대폭 증가한 수준이다. 글로벌 부문에서도 전년 동기 대비 10.4% 증가한 1500억원 수준으로 손익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해 국내 은행 최초 글로벌 해외 네트워크 20위권에 진입하는 등 ‘글로벌 경영’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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