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부채 증가, 고소득층 ‘투자’ 저소득층 ‘생계’
가계 부채 증가, 고소득층 ‘투자’ 저소득층 ‘생계’
  • 박재찬 기자
  • 승인 2018.12.2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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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 부채 증가는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부동산 보유와 자영업 종사 여부가 주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박재찬 기자] 가계 부채 증가는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부동산 보유와 자영업 종사 여부가 주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예산정책처의 ‘경제동향&이슈’에 실린 ‘가계부채의 미시적 결정 요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 부채는 고소득층은 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때, 저소득층은 자영업을 시작하거나 안정된 직장을 잃으면 늘어났다.

연구 기초 자료는 전국 2만여 가구를 상대로 2012∼2017년 시행한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활용했다. 올해 3분기 가계부채는 1년 전보다 6.7% 늘어난 1514조원이다. 최근 증가율이 둔화하는 추세지만 지난 2011~2014년 평균(5.8%)보다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분석 결과 가계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부동산 보유와 자영업 종사 여부가 가계부채 증가에 주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유 부동산 가액이 1% 상승하면 부채는 0.66%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영업으로 전환한 가구도 그렇지 않은 가구에 비해 부채가 17.8% 늘어났다. 다만 소득 수준에 따라 부채증가를 견인하는 주된 요인은 상이하게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이 1% 올랐을 때 부채 상승률은 소득 4∼5분위(상위 40%) 고소득 가구가 0.73%로 1∼2분위(하위 40%) 저소득 가구(0.36%)의 두 배를 웃돌았다. 고소득 가구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때 담보대출 외 신용대출(0.11%)까지 늘렸다.

저소득 가구의 신용부채는 부동산 가격과 연관성이 없었다. 고소득 가구가 부동산 투자를 위해 집중적으로 대출을 늘리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자영업으로 전환했을 때 비전환 가구와 비교한 부채 증가율은 저소득 가구(18.5%)가 고소득 가구(15.1%)보다 더 높았다. 저소득 가구는 상용직에서 임시·일용직으로 전환할 때 신용대출이 20% 가까이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 가구는 임시·일용직, 자영업 전환 여부 등 종사상 지위와 신용대출 증가 간 통계상 유의미한 연관성이 없었다. 저소득 가구의 부채증가에 고용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다. 저소득 가구의 부채 대다수가 생계형 대출일 수 있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통계라는 해석이다.

한편 이 보고서는 부채유형별, 가구소득별로 가계부채 결정 요인이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가계부채 관련 정책을 수립할 때 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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