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정의선 시대’...현대家 건설형제에 쏠리는 눈
막 오른 ‘정의선 시대’...현대家 건설형제에 쏠리는 눈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8.12.14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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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대규모 사장단 인사 단행...구색 갖춘 정의선 체제"
"지배구조 개편 핵심 쥔 현대건설·현대ENG...합병 리스크 우려도"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지난 9월14일 취임한 이후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하면서 '정의선 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지난 9월14일 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에 취임한 이후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하면서 '정의선 체제' 구축에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현대차그룹이 대대적인 사장단 인사를 단행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정의선 체제’가 가속화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사장단 인사로 정몽구 회장을 보좌하던 핵심 임원들을 2선으로 후퇴하는 대신 50대 인사를 전진배치하면서 사실상 ‘정의선 체제’를 구축하면서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발 빠르게 시동을 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아울러 경영권 승계 작업에 핵심을 쥔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향배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최대 과제 떠오른 ‘지배구조 개편’...현대건설行 정진행 부회장

이번 인사에서 향후 행보가 가장 주목되는 인물은 현대차에서 현대건설로 옮기게 된 정진행 신임 부회장이다.

정 신임 부회장은 그룹 내 주요 보직을 거친 소위 ‘브레인’ 통한다. 그는 1979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이후 현대자동차 아태지역본부장, 현대자동차 유럽총괄법인장, 현대자동차 전략기획담당 사장 등을 거쳤다. 지난 2011년 3월 사장으로 승진한 뒤 7년8개월 동안 전략기획담당 사장을 맡았고, 이번 인사로 현대건설 부회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정 신임 부회장의 선임으로 현대건설은 7년 만에 ‘부회장직’이 부활된 것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그에 대해 막중한 업무를 맡겼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정의선 체제’를 구축하면서 이를 완성시킬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돌입하기 위해 정 신임 부회장을 현대차에서 현대건설로 투입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가장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될 계열사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차그룹을 둘러싼 대내외적 불안요소가 많아 기업의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발 빨리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실적 부진이 대두되면서 그룹 주요 계열사의 하방압력까지 커지고 있는데다가 타 그룹에 비해 경영승계 작업이 한참 더딘 것도 압박으로 작용되고 있다.

여기에다가 정몽구 회장이 올해로 80세의 고령이라는 점도 현대차로썬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정몽구 회장이 최근 2년간 공식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사실상 경영일선이 멀어지자, 현대차그룹의 경영승계 작업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상태다.

■ ‘정의선 체제’ 완성에 마지막 열쇠 쥔 현대건설·현대ENG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향배에 업계에 시선이 다시 쏠리고 있다. 현재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이 무산된 이후, 경영 승계를 위한 최적의 시나리오로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의 합병안이 유력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그룹 내 비상장 계열사로, 모기업인 현대건설이 38.62%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이고, 개인주주 가운데서는 정의선 부회장이 11.72%의 최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올 초 현대차그룹이 순환출자 고리 문제가 대두됐을 당시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사실상 상장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그룹 내 현대건설과 합병될 수 있다는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건설과 같은 아파트 브랜드 ‘힐스테이트’를 같이 쓰고 있는데다가 플랜트 위주에서 건설·토목 쪽으로 발을 넓히면서 현대건설과 같은 종합건설사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사실상 현대건설과 일부 업무 영역이 겹치는 셈이다.

그러나 여기서 문제는 안정적인 합병을 위해선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식 가치가 높아야하지만, 최근 실적 부진으로 시원찮은 성적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현대엔지니어링은 ‘힐스테이트’의 브랜드파워를 내세워 주요 개발사업을 공격적으로 수주해왔으나, 최근 몇 년 간 해외수주 급감과 내부거래가 감소하면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5년 매출액 7조3485억원을 달성한 이후, 2016년 6조9406억원, 지난해 6조2862억원을 기록하면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4조657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보다 0.6% 증가하는데 그쳐 올해 역시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현 시점에서 현대건설의 합병 리스크가 커 현대차그룹의 셈법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의 때 이른 합병은 자칫 주주들의 반발로 무산될 공산이 적지 않다”며 “지난 5월 현대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합병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이번에도 적정한 합병비율과 설득력없는 정당성 없이는 발을 딛는 것부터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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