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승자의 독배’되나...현대건설 박동욱호 '혹독한 첫 해'
결국 ‘승자의 독배’되나...현대건설 박동욱호 '혹독한 첫 해'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8.12.12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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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 무리한 수주전에 후폭풍 거세...수 억원대 비리로 방점"
"놓쳐버린 1조원 클럽 달성·GBC 착공...박동욱 사장 골머리"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현대건설이 ‘승자의 독배’를 들이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으면서 현대건설이 ‘승자의 독배’를 들이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현대건설 박동욱 사장이 취임 첫 해부터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게 됐다.

그는 올 초 취임 당시 ‘재무통’ 출신의 CEO로 현대건설의 체질개선에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 비리 혐의 등으로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내게 됐다. 여기에다가 아쉬운 성적표로 올해 ‘1조 클럽’ 달성이 멀어진 것도 박 사장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 비리 복마전 ‘반포주공 1단지 재건축’...축배에서 이내 독배로

강남권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을 둘러싼 현대건설의 악재가 계속 끊이지 않으면서 박 사장이 어떠한 방식으로 수습해나갈 것인지 업계의 눈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반포1단지가 결국 ‘승자의 독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2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반포1단지 1·2·4주구의 재건축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조합원들에게 수 억 원대의 금품을 뿌린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조사 결과 현대건설이 재건축 조합원에게 총 1억1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수 억 원대 홍보예산을 책정한 정황이 있어 혐의 액수가 보다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현재 전무를 비롯한 7명의 현대건설 임직원이 수주과정에서 금품을 뿌린 정황이 드러나 검찰에 송치돼 사태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현대건설은 치열한 수주전 끝에 반포1단지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재건축 사업 규모만 10조원에 이르는 반포1단지는 ‘단군이래 최대어’로 주목받았던 터라 수주 당시 현대건설의 위상도 제고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였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도입 전에 벌어진 것이여서 다행히 시공권 박탈은 면할 것으로 예상되나, 비리의 만행이 드러나면서 현대건설의 대내외적 이미지는 크게 실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박동욱 사장은 사장직에 오르기 전 반포1단지 수주전의 ‘일등 공신’으로 알려진 터라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반포1단지로 현대건설이 곤혹을 치르게 된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시공권을 거머쥐었을 때부터 크고 작은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올 초에는 수주전 당시 내세운 이주비 공약이 제대로 이행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쏟아지기도 했다. 당시 현대건설이 부담해야 될 이주비 규모가 1조원대로 추정되면서 업계에서는 한 해 영업이익과 맞먹는 이 금액을 조달하는 것이 가능할지 의심하는 눈초리가 적지 않았다.

이러한 와중 지난 3월 공약으로 내건 5026억원 규모의 무상옵션이 공사비로 둔갑된 사실이 국토교통부 조사결과 발각돼 조합원들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어 4월에는 반포1단지 수주전에서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경찰이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이례적인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까지도 일부 조합원들이 조합 측을 대상으로 소송을 여러 차례 벌이면서 재건축 사업 일정이 예상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올해 멀어진 ‘영업이익 1조 클럽’...물 건너간 ‘GBC 착공’

이러한 와중 현대건설의 실적이 예상보다 아쉬운 성적표를 받게 된 박 사장의 어깨를 보다 무겁게 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2조26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6772억원으로 작년보다 14.4% 감소했다.

올 한해 현대건설의 영업이익 목표는 1억1000억원으로 설정했으나, 현재 3분기까지의 실적은 목표치의 60%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재무통’ 출신인 박 사장은 공격적인 경영보단 내실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기대됐으나, 목표치를 웃도는 실적에 오히려 체면을 구기게 됐다.

올해 목표치는 물론이고 ‘1조 클럽’ 도달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1조 클럽을 달성하기 위해선 4분기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둬야하지만, 현재 증권가에서는 4분기 영업이익을 27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어 사실상 ‘1조 클럽’은 물 건너간 것으로 점쳐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했던 현대차의 GBC 건립사업마저 연내 착공이 불투명해지면서 고배를 마신 모습이다.

현재 GBC 건립사업은 국토부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에서 세 차례 보류 판정을 받아 현재 표류 중에 있다. 현재 정부가 현재 주택시장 안정화에 방점을 둔 것을 감안했을 때 업계에서는 GBC가 내년 상반기에야 첫 삽을 뜰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 현대건설은 예기치 못한 사건사고들로 사업들이 지연돼 실적 개선이 예상보다 더뎌지기도 했다”며 “내년에서야 해외 대형 프로젝트 수주로 실적이 개선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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