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피아노 연주에 춤추는 고양이?
귀뚜라미 피아노 연주에 춤추는 고양이?
  • 북데일리
  • 승인 2006.01.31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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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후면 봄소식을 알리는 ‘입춘’이고 2일부터는 꽃을 시샘하는 ‘입춘추위’가 시작된다고 한다. 발을 얼게 하는 추위가 엊그제 같았는데 살얼음 녹이는 봄이 온다고 하니 시간이 화살같다.

해방둥이 시인 김명수씨는 4계절의 흐름에 ‘소리’를 담아 창작그림동화집 <마음이 커지는 이야기>(푸른그림책. 2006)를 썼다. 모두가 계절의 흐름과 나이듦에 회한을 느끼고 있을 때, 그는 숨겨진 햇살과 물 흐르는 소리를 담기 위해 몸과 마음을 바삐 움직였다. 시인 특유의 비단결 같은 문체로 봄, 여름, 가을, 겨울사이에 살아 숨쉬는 ‘생명’을 그려낸 것.

햇살 따뜻한 봄날 돌고래 남매의 엄마 찾기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찾았고, 향기 가득한 여름 생쥐 피리소리에 맞춰 왈츠 추는 낭만 고양이 얀코를 통해 사랑을 전했다. 가을에는 피아노 연주를 꿈꾸는 귀뚜라미 뚜리가 모험을 펼치고, 차가운 겨울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따뜻한 온기를 찾아 떠나는 쇠오리들의 목숨을 건 장대한 여정이 시작된다.

4계절의 장관을 담아낸 아름다운 문장과 놀라운 상상력에 경탄이 절로 나온다. 춤추는 고양이와 피아노 치는 귀뚜라미는 어떤 헐리우드 영화의 컴퓨터기술이 부럽지 않을만큼 생동감이 흘러 넘친다.

키우기 싫다며 친딸을 내버린 비정한 어머니의 소식이 들려오고, 차례상을 차리지 않는다고 아내에게 폭행을 가한 남편의 이야기도 들려온 명절이었다. 조금만 마음을 크게 갖는 다면 이해못할 일보다 이해할 수 있는 일이 많은 삶이다. 취학 전 아동에게 보내는 시인의 순수하고 큰 마음편지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타인에 대한 이해’를 배울 수 있다.

저자 김명수 시인은 최근 등단 28년 만에 첫 동시집을 발표해 화제를 모았고 이어 창작그림동화집까지 내 한국아동문학사에 큰 발자욱을 남겼다는 평을 듣고 있다.

시인의 글을 수려한 그림으로 수놓은 이는 강미형 씨다. 프랑스 에꼴(Ecole ENNAI에서 일러스트를 수학한 재원으로 다양한 아동서적에서 아름다운 선과 풍부한 색감을 선보여 왔다.

[북데일리 고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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