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메모] 내 인생의 가시
[글쓰기 메모] 내 인생의 가시
  • 정지은기자
  • 승인 2013.01.25 18: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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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중에서

[북데일리] ‘지은 죄가 많이/ 흠뻑 비를 맞고 봉은사에 갔더니/ 내 몸에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손등에는 채송화가/ 무릎에는 제비꽃이 피어나기 시작하더니/ 야윈 내 젖가슴에는 장미가 피어나/ 뚝뚝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장미 같이 아름다운 꽃에 가시가 있다고 생각하지 말고/ 이토록 가시 많은 나무에 / 장미같이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고 생각하라고/ 장미는 꽃에서 향기가 나는 게 아니라/ 가시에서 향기가 나는 것이라고/ 가장 날카로운 가시에서 가장 멀리 가는 향기가 난다고/ 장미는 시들지도 않고 자꾸자꾸 피어나/ 나는 봉은사 대웅전 처마 밑에 앉아/ 평생토록 내 가슴에 피눈물을 흘리게 한/ 가시를 힘껏 뽑아내려고 하다가/ 슬며시 그만 두었다’

정호승 시인의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비채.2013)에 실린 시다. 정 시인의 유명한 시처럼 ‘어찌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있겠는가. 그러나 시련이 올 때마다 좌절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실패의 고통 없이 성공의 기쁨만을 원한다는 건 가시 없는 장미를 원하는 것과 같다.

시 내용 중에 ‘장미 같이 아름다운 꽃에 가시가 있다’는 말과 ‘가시 많은 나무에 장미같이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는 말은 댓구를 이루고 있다. 둘은 뭐가 다를까. 흔히 전자는 범접하지 못할 아름다움 혹은 아름다움을 얻기 위해서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그러나 후자는 굴곡 많은 인생이 더 빛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네이버 카페 <글쓰기훈련소> 제공 http://cafe.naver.com/pointwr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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