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취임한 건설사 CEO 어깨 무겁다...연이은 악재에 고전
새로 취임한 건설사 CEO 어깨 무겁다...연이은 악재에 고전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8.11.20 17: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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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엎친데 덮친 격으로 '1조 클럽'도 무산"
"김형 대우건설 사장,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실적 반등 어려워"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김형 대우건설 사장,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 등 올해 새로 취임한 건설사 CEO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각 사)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김형 대우건설 사장,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 등 올해 새로 취임한 건설사 CEO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각 사)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올해 대형건설사 CEO들의 어깨가 무거워지고 있다. 올 한 해의 성패를 가늠할 3분기 실적까지 발표됐지만, 아쉬운 성적을 기록한데다가 맡은 중책과제 역시 지지부진해 대형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특히,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 김형 대우건설 사장,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 등은 올해 대표이사직에 올라 지휘권을 잡은 터라 여간 부담감이 크지 않을 수 없다.

■ ‘재무통’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실적 부진에 체면 구겨

올 초 취임한 현대건설 박동욱 현대건설 사장은 ‘영업이익 1조원 클럽’ 가입이 난항을 겪으면서 체면을 구긴 모양새다.

현대건설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2조26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6%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6772억원으로 작년보다 14.4% 감소했다.

1조 클럽에 도달하기 위해선 오는 4분기 3000억원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둬야하지만, 한 분기에 3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거두기가 여간 쉽지않아 사실상 업계에서는 현대건설의 ‘1조 클럽’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특히 ‘재무통’ 출신인 박 사장은 공격적인 경영보단 내실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됐으나, 체질 개선은 커녕 오히려 예기치 못한 사건사고들에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게 됐다.

‘단군 아래 최대 정비사업’으로 불리던 반포주공1단지의 재건축 비리 혐의로 지난 6월 본사가 압수수색하는 사상 초유의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최근에는 반포주공 1단지 조합원 간 소송전이 벌어지면서 해당 재건축 단지의 분양 일정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되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올해 상반기 착공을 목표로 했던 현대차의 GBC 건립사업마저 연내 착공이 불투명해지면서 굵직한 국내 사업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신 모습이다.

■ ‘경영정상화’ 짊어진 김형 대우건설 사장, 아직 갈 길 멀어

올해 6월 취임한 김형 대우건설 사장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대우건설의 경영정상화를 이끌 적임자로 뽑혔으나, 여전히 매각 불발에 따른 후폭풍이 가시지 않고 있다. 오는 2020년 대우건설 재매각을 위해 ‘몸값 올리기’가 최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지만, 여전히 잰걸음을 걷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4분기 돌발 부실로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던 대우건설은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액 8조3452억원, 영업이익 53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동기보다 각각 5.7%, 7.8% 감소하는 데 그친 수준이다.

다소 선방한 성적표를 거둔 듯 보이나, 여전히 300%에 육박하는 부채비율과 전체 매출의 60%이상이 주택 부문이 차지하는 점은 향후 실적 개선에 불안요소로 꼽히고 있다.

현재 국내 건설경기 침체로 주택일감마저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해외사업에 사활을 걸어야하지만, 해외 수주 부진으로 곳간마저 비어가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2015년 10조5322억원의 해외 수주 잔고를 기록한 이후, 해마다 줄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4조7170억원까지 떨어지게 됐다.

김 사장은 현대건설, 삼성물산, 포스코건설 등 주요 건설사의 요직을 거치며 해외사업을 두루 경험했지만, 실상 해외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서 아쉽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 ‘구원투수’ 이영훈 포스코건설, 실적 반등도 상장 추진도 난망

그룹 내 재무통으로 정평이 난 이영훈 포스코건설 사장은 실적 부진을 타개할 구원투수로 올해 3월 취임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13년 매출액 10조1552억원을 달성하며 처음 10조원대를 돌파하기도 했으나, 이후 2014년 9조5805억원으로 쪼그라든 이후 3년 연속 매출이 6조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에 올해 7월 말 발표된 ‘2018 시공능력평가’에서는 2계단이나 내려앉은 7위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부터 7년간 지켜왔던 ‘빅5’를 내주면서 입지마저 흔들릴 위기에 처하게 됐다.

올해 역시 실적 회복이 미비하면서 위기를 거둬내기는 힘들 전망이다. 포스코건설의 3분기 누적 매출은 5조874억원으로 전년대비 0.4%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436억원으로 전년보다 7.40% 증가한 수준에 그쳤다.

포스코건설의 해묵은 과제인 상장 추진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건설은 지난 2009년 IPO 공개를 추진했으나, 당시 터진 글로벌 금융위기로 상장 시기를 늦추다가 철회한 바 있다.

최근 이영훈 사장은 한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코스피 상장요건에 맞춰 2020년 IPO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9년 만에 코스닥에 입성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실적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데다가 주택경기 전망마저 불투명해 업계는 포스코건설이 상장요건을 갖추기까지 상당 시한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대형건설사들이 주택사업으로 선방한 실적을 올렸지만 향후 국내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실적 반등을 꾀하기가 어려운 상황에 이를 것”이라며 “체질개선이 근본적으로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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