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동생 대신 신부가 된 언니
쌍둥이 동생 대신 신부가 된 언니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2.12.25 17: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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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네 쌍 사연...결혼식 무사히 끝날까?

[북데일리] 결혼식은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의 행복을 약속하는 의식이다. 때문에 성스럽고 아름답다. <달의 뒷면은 비밀에 부쳐>(2012. 작가정신)은 누구에게나 특별한 하루인 결혼식을 세밀하게 들여다 본 소설이다.

소설은 같은 날 한 호텔 웨딩홀 에서 예정된 네 쌍의 결혼식에 대한 이야기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들려준다. 쌍둥이 자매, 까다로운 신부를 만난 웨딩플래너, 이모의 결혼을 지켜보는 조카, 우유부단한 성격으로 결혼을 약속해 버린 유부남까지 네 명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첫 번째 결혼식의 주인공은 쌍둥이 자매다. 거울 속 나를 보는 듯한 쌍둥이 동생 히미카의 결혼식에 신부가 된 언니 마리카, 둘은 어려서 부터 모든 걸 함께 한다. 한 몸처럼 서로를 아낀다고 생각한 마리카와는 달리 히미카는 언니에게 경쟁의식이 있었다. 중학교부터 다른 학교를 다녔지만 언제나 마리카의 동생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때문에 신랑 에이치가 언니 행세를 하며 축가까지 부른 자신을 꼭 알아봐주기를 바란다.

두 번째는 웨딩플래너인 야마이가 주인공으로 결혼식에 대한 전반적인 진행 과정과 그녀의 고객 레이나의 악연에 대한 이야기다. 야마이는 약혼자와 여자문제로 파혼을 했는데 레이나가 그 당사자였던 것이다. 시간이 지나 부유한 재혼남과 준비하는 까다로운 신부로 등장한다. 야마이는 웨딩플래너로 자격을 검증 할 최악의 고객을 만난 것이다.

세 번째는 이모를 사랑하는 어린 조카의 눈에 비친 결혼식의 풍경이다. 약사인 리에 이모와 같이 살던 마소라는 이모부가 될 아즈마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연하이며 아르바이트 생이라 엄마랑 할머니도 좋아하지 않는데 리에 이모가 이상하다. 그리고 약국에서 아즈마가 요란한 화장의 여자와 포옹을 하는 것까지 보고 말았다. 과연 리에 이모는 결혼할 수 있을까?

마지막은 바람을 피우다 결혼 약속을 해버린 유부남 리쿠오의 사연이다. 결혼식 당일까지 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석유와 라이터를 들고 호텔로 온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아내를 속일 수 없다는 생각에 몰래 불을 내고 결혼식을 취소하려는 것이다.

모두에게 축복을 받고 행복해야 할 결혼식에 비밀을 간직한 네 명의 주인공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손에 땀을 쥐며 읽게 만든다. 탁월한 심리묘사에 묘한 긴장감과 스릴 넘치는 전개까지,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소설이다. 더불어 결혼식에 담긴 의미도 돌아보게 만든다.

‘결혼식은 돈도 많이 들면서 단 하루 만에 끝나는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결혼정보잡지와 그것을 읽는 여성을 별 생각 없이 경멸하는 사람들은 분명 ‘결혼식’의 진짜 의미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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