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클 톰 오두막` 100만달러에 팔린 사연
`엉클 톰 오두막` 100만달러에 팔린 사연
  • 북데일리
  • 승인 2006.01.1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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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미국 소설 ‘톰 아저씨의 오두막(Uncle Tom``s Cabin)’에 등장하는 통나무 오두막집이 미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에 100만달러(약 10억원)에 팔렸다.

메릴랜드 베세즈다에 위치한 이 집은 소설 주인공 흑인 노예 톰의 실제 모델인 ‘조시아 헨슨’이 살던 집 이라는 사실 때문에 명소로 주목 받아왔다. 조시아 헨슨은 오두막이 있던 농장에 팔려와 무능한 백인 주인을 대신해 농장 감독이 됐으며 1830년에 캐나다 온타리오 근처로 이주해 생을 마감했다.

집을 사들인 몽고메리카운티는 16일 흑인 인권 지도자인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생일을 기념하는 ‘마틴 루터 킹 데이’를 맞아 오두막을 사들인 것을 축하하는 행사를 열었다. 메릴랜드 수도공원계획위원회는 이 오두막을 재단장해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톰 아저씨의 오두막>(여명미디어. 2006)의 작가 해리엇 비처 스토우(Harriet Beecher Stowe) 부인은 노예제도를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던 19세기 중엽 작품을 집필했다. 여성작가들의 문학활동이 왕성하던 시기였다.

쉘비 가의 노예였던 톰(Tom)과 해리(Harry)가 노예장사인 헤일리(Haley)에게 팔리면서 시작되는 소설은 이후 톰에게 일어난 일들과, 어린 아들 해리를 팔려가게 할 수 없었던 어머니 일라이자(Eliza)가 해리를 데리고 도망가며 일어난 비극과 슬픔을 다룬 작품이다.

주인을 위해 탈출이 아닌 팔려가기를 선택한 노예 톰의 희생정신은 독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적셨다. 노예제도의 폐해를 주장했던 작가 스토우는 ‘여성’의 관점에서 사회와 역사를 바라봤다.

“나는 그들에게 가족의 의무를 가르쳤고, 부모와 자식의 의무를 가르쳤으며, 남편과 아내의 의무를 가르쳐 왔어요. 그런데 우리가 어떠한 인연도 개의치 않으며 어떤 의무도 어떤 관계도 개의치 않는다는 것, 아무리 그런 것들이 신성하다고 해도 돈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이런 일을 어떻게 견디라는 말인가요?”(본문 중)

쉘비가의 부인이 톰과 해리를 팔기로 했다는 사실을 알고 남편을 향해 묻는 말이다. 부인의 분노는 ‘여성’ 이라는 이름에서 출발한다. 자신이 추구해온 ‘가정적 이상’이 깨져버린 시점에서 ‘도덕성’을 저버린 남편의 결정에 항의하는 아내의 목소리는 작가 스토우의 목소리다.

노예들이 팔려가는 것을 무기력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부인의 한숨과 안타까움은 동시대 여성상의 한계점을 날카롭게 지적한 작가의 시선이다.

스토우는 감상적 방법만이 아닌 ‘정치적’ 인 방법으로 노예 톰과 고용주 가족의 이야기를 다뤄 `사랑`과 `희생`의 가치를 역사적으로 확대시키는 성과를 거둬올렸다. 순응할 수 없는 부당함에 몸부림쳤던 `저항`의 역사를 올곧은 시선으로 ‘목격’ 한 명작이다.

[북데일리 정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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