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탈 많은 10조원대 국내사업 ‘안갯 속’
현대건설, 탈 많은 10조원대 국내사업 ‘안갯 속’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8.11.0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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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실적 만회 기회로 해외건설에만 몰두"
"GBC·반포주공1단지 재건축...내외부 변수로 사업지연 불가피"
현대건설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273억원으로, 올해 목표치인 1조1000억원의 60%를 밑도는 수준이다. (사진=연합뉴스)
현대건설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273억원으로, 올해 목표치인 1조1000억원의 60%를 밑도는 수준이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현대건설이 3분기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뒤 실적 반등할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일단 탈 많은 국내 사업은 뒤로 하고 해외수주에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현대건설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2조2646억원, 영업이익은 6273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각각 2.6%, 14.4% 감소했다.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은 올해 목표치인 1조1000억원의 60%를 밑도는 수준이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 해외수주가 실적 부진을 만회할 기회라고 입을 모으면서 사실상 국내 사업에 대한 기대감은 일찍이 접은 분위기다.

올 초만 하더라도 국내 부문에서는 반포주공 1단지 분양, 현대자동차그룹의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착공 등 굵직한 사업이 연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됐으나, 당초 계획보다 늦어질 공산이 커지면서 현대건설도 내심 속앓이를 하고 있다.

■ GBC 건립사업, 집값 폭등에 발목...연내 착공 물 건너가

현재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은 GBC 건립사업은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정부가 24일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원방안’을 통해 1단계 민간사업 투자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했으나, 현대차 GBC의 건립사업은 최종적으로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계획에 민간투자 확대 방안의 하나로 GBC 건립사업에 대한 인허가 규제 완화책이 담길 것으로 예상됐으나, 집값 폭등을 이유로 중앙 부처 내에서도 의견 조율이 쉽게 되지 않아 결국 빠진 것이다.

이처럼 정부가 현재 주택시장 안정화에 방점을 두면서 GBC 연내 착공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내년 상반기에야 첫 삽을 뜰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GBC 건립사업은 국토부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에서 세 차례 보류 판정을 받아 현재 표류 중에 있다. 지난 2014년 현대차그룹이 매입한 서울 삼성동 구 한국전력 본사 부지에 105층짜리 오피스 빌딩을 비롯해 대규모 전시 및 상업시설을 짓는 사업으로, 총 사업비만 10조원, 공사비 2조5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사업에는 현대건설은 70%, 현대엔지니어링은 30%의 시공 지분이 있다. 이에 현대건설이 향후 3~4년간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서 추산하고 있다.

불투명한 건설경기 속 장기적 수익이 확실한 대형 일감이 적어 현대건설로서는 GBC 착공 지연에 애가 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소송전에 수사까지...사업 속도 더뎌져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사업도 현대건설의 골칫거리 중 하나다. 각종 소송전이 벌어지고 있는데다가 현대건설의 수주비리 혐의까지 불거지면서 사업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총 사업비가 10조원, 공사비만 2조6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탓에 반포1단지 재건축 사업을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반포1단지 재건축 조합 측이 법무법인을 선정하게 되면서 소송전으로 번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는 지난 7월 일부 조합원들이 ‘총회결의 무효 확인 소송’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앞서, 1월에는 전체 재건축 조합원 중 15%에 달하는 389명이 ‘정비사업 관리처분계획 총회 결의 무효소송’을 조합에 제기하기도 했다.

소송과 별개로 현대건설에 대한 수사도 벌이지고 있다. 지난 6월 경찰은 반포1단지 재건축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조합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현대건설 본사를 압수수색했으며, 비리 혐의가 포착돼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일단 현대건설은 연내 이주를 시작해 내년 상반기 분양을 진행한다는 계획이지만, 대내외적 잡음이 많아 사업이 예정대로 진행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GBC나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은 내외부적으로 얽힌 문제가 많아 사업지연이 불가피한 부분이 많다”며 “당초 이들 사업으로 현대건설의 양호한 실적이 예상됐으나, 현재 시점에서는 기대를 걸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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