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어떻게 기억을 조종하는가
브랜드는 어떻게 기억을 조종하는가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12.1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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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에게 각인시키는 브랜드 전략

[북데일리] 본래 신조어 ‘등골브레이커(부모의 등골을 휘게 할 정도로 비싸다는 뜻)’는 특정 브랜드를 지칭하는 단어였다. 지금은 비싼 제품을 두고 두루 쓰이지만 한 브랜드의 패딩 점퍼를 학생들이 교복처럼 입고 다니면서 생겨났다.

최근에는 등골브레이커의 계급이 생길 정도로 브랜드 가격은 날개 단 듯 치솟고 있다. <소비자의 기억을 잡아라>(갈매나무.2012)는 소비자의 기억네트워크라는 개념을 통해 이를 설명한다.

책이 제시한 기억네트워크란 심리학자들이 고안해낸 것으로, 일종의 신경회로망과 유사하다. 기업이 브랜드의 일정한 정보를 제공하면 소비자가 이를 머릿속에 저장해두었다가 필요시 꺼내보는 형식이다.

가령 ‘롯데 자일리톨 껌’이라는 브랜드 파일 안에 ‘자기 전에 씹는 껌’, ‘휘바’등의 파일이 있으며, ‘자가 전에 씹는 껌’ 파일 안에는 ‘충치예방’이라는 내용이 저장되어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 같은 정보를 나름대로 분류하고 정리한 후 필요에 따라 열어서 사용한다. 이러한 기억네트워크는 특정정보에 노출 되었을 때 다른 정보와 결합하여 새롭게 연상하고 활용하도록 한다. 이런 원리로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인식하고 가치를 결정한다. 때로는 고정관념과 유사한 패턴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를테면 이런 경우다.

영국의 네스호수에 전설적인 괴물 ‘네시’가 산다는 소문이 있다. 네시의 실존 여부를 둘러싼 논쟁과 네시를 봤다는 목격담은 끊이지 않았다. BBC 방송제작팀은 이러한 목격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한 가지 실험을 했다.

바로 호수 가운데에서 기둥을 위아래로 움직이게 한 후 이를 본 관광객들에게 본 것을 얘기하고 그려보라고 요청한 것. 결과는 흥미로웠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네모난 물체를 보았다고 말했지만 네시의 존재를 믿었던 사람들 중 일부는 괴물을 보았다고 주장했다. 책은 이를 인지심리학의 확인편향의 개념으로 설명했다.

인간이 불확실성하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에는 모든 정보를 처리한 후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기보다, 제한된 정보를 바탕으로 편향된 사고와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는 해석이다. 결국 아는 사람 눈에만 보인다는 뜻이다. 이 같은 경우는 기업 브랜드에 대한 인식으로 이어진다.

책에 따르면 여러 개의 맥주상표를 노출시키고 맥주 맛의 차이를 구분하는 실험에서는 소비자들은 모두 다른 맛을 가진 것으로 지각했다. 이에 반해 상표를 알려주지 않고 동일한 실험을 하자 맛의 차이를 구별할 수 없다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브랜드의 정보와 이미지가 맛을 지각하는 데 영향을 주었다는 말이다. 책은 전략적인 브랜드가 구축되는 과정과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어떻게 침투되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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