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조선 시대 출세 필수요건 ‘새벽형 인간’
[책속의 지식] 조선 시대 출세 필수요건 ‘새벽형 인간’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10.30 16: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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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사 아는 척하기> 정구선 지음 | 이석준 그림 | 팬덤북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조선 시대에는 올빼미형 인간은 출세가 어려웠다. 임금과 신하들이 참석하는 궁중 조회가 새벽에 열려서다. 새벽에 여는 조회로는 아일조회(衙日朝會)와 대조회(大朝會)가 있었는데 아일조회의 경우 태조 5년 10월부터 대략 시벽 4시 35분경에 열렸으니 조선 시대 출세 필수요건은 ‘새벽형 인간’인 셈이다.

일출 시각이 가장 이른 음력 4월에 5시 10분경에 해가 뜨고 가장 늦은 음력 1월에 7시 30분경에 해가 뜨니 아일조회는 해가 뜨기 전 어둑할 때 열렸다. 게다가 건국 초기에는 5일마다 열려 매달 6번씩 했다. 또 대조회는 이보다 더 이른 시간에 열렸다.

매달 초하루와 보름의 새벽에 정1품에서 종9품까지의 모든 문무백관이 궁전에 모였다. 임금에게 문안드리고 정사를 아뢰어 결제를 받는 큰 조회로 백관들이 대궐 문에 모이는 시간이 대략 3시경이었다. 아일조회보다 이른 시간에 열렸으니 꼭두새벽부터 정무를 시작해야 했다.

새벽 3시까지 대궐에 도착하려면 기상 시간은 더 일렀을 터다. 적어도 한 시간 전에는 일어나야 했을 테니 일찍 잠자리에 들고 새벽에 일어나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어야 했다. 조선 시대 출세 필수요건이 새벽형 인간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조선사 아는 척하기>(팬덤북스.2018)에 등장하는 내용이다.

새벽 조회는 임금에게도 고역이긴 마찬가지였을 터다. 책은 임금은 조회를 열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고, 이른 새벽 근정전에 앉아 대궐 뜰에 화롯불을 피우며 추위를 달랬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 조선의 수도가 한양이 아닌 무악재가 될 뻔했던 사여, 노비에게도 최저 임금과 육아 휴직이 있었다는 사실, 부의금을 과하게 내며 국가재정을 휘청이게 한 조선 초 임금 등 실록 속에 숨어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아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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