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갈망을 위해 아등바등하는 일"
"행복은 갈망을 위해 아등바등하는 일"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2.12.10 16: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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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피 해피 브레드>를 책으로 만나요

 

[북데일리]제목에서 달콤함이 전해지는 <해피 해피 브레드>(2012. 블루엘리펀트)는 누구나 한 번 먹으면 잊을 수 없는 빵이 있고 사랑하는 이와 함께 가고 싶은 ‘카페 마니’에 대한 연작 소설이다.

소설은 도쿄의 유명 백화점 판매 계약직원인 24살의 여자 가오리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남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 받은 가오리는 무작정 홋카이도를 향한다. 그곳에서 작고 한적한 마을 쓰키우라의 카페 마니에 머문다. 커피를 만드는 여자 리에와 빵을 만드는 미즈시마와 철로 선로전환기를 다루는 청년 도키오를 통해 조금씩 속상했던 마음을 위로받는다.

“아등바등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행복하다는 게 뭔지 알 수 없다고 생각해요. 계속해서 아등바등하다가 창피당하고, 그런 게 어때서요? 가오리 씨.” 60쪽

어쩌면 간절히 원하는 것을 위해 때로 아등바등하는 것, 그것이야 말로 진짜 행복한 게 아닐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위해 노력하며 사는 삶이니 말이다. 도키오가 사오리와 함께 도쿄로 떠나는 것 역시 자신의 행복을 찾아 나선 것이리라.

두 번째 주인공은 쓰키우라 마을에 사는 소녀 미쿠다. 엄마가 집을 나간 게 아빠 때문이라고 믿는다. 어린 시절 아빠와 둘이 살았던 리에는 미쿠와 아빠를 초대해 엄마가 해주던 호박포타주를 만들어준다. 아빠와 함께 먹으면서 엄마를 잊기로 한다. 둘만의 호박포타주의 맛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세 번째는 50년을 함께 산 노부부다. 지진으로 딸과 목욕탕을 잃은 후 노부부는 죽기 위해 카페 마니에 찾아온다. 암 투병 중인 아내와 같이 생을 끝내려 한다. 하지만 그곳에서 맛있게 빵을 먹는 아내의 모습을 보고 남편은 다시 삶을 시작한다.

마지막은 카페 마니의 주인 리에와 미즈시마의 이야기다. 복잡한 도시에서 고단하고 지친 일상을 이어가던 리에에게 미즈시마는 시골로 함께 가자고 한다. 그건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소박한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카페 마니를 열고 남들에게 부부라고 소개를 했지만 미즈시마만이 리에를 사랑할 뿐이다. 계절마다 신선한 재료로 빵을 만들고 손님을 맞이하면서 리에는 행복하다.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둘은 서로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걸 확인한다. 빵과 커피처럼 말이다.

우리와 닮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라 좋다. 어둡고 무서운 밤을 환하게 지켜주는 달처럼 절망에 빠진 이들에게 맛있는 빵과 함께 희망을 선물하는 카페 마니, 그 곳의 다양한 빵을 먹고 싶다. 몽글몽글 피어나는 행복을 담은 맛을 얼마나 황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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