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오늘 사랑 굶지 않았나요"
"그대 오늘 사랑 굶지 않았나요"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11.23 18: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외수의 <사랑외전>..독특한 사유 돋보여

[북데일리] "짧지만 힘이 담긴 글이 마음을 울린다. ‘그대 오늘은 사랑을 굶지 않으셨나요.’를 읽자마자 그의 첫 인사에 나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나의 허기를 들킨 것 같았다."

11월 3주 내내 베스트셀로로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사랑외전>(해냄.2012)에 대한 독자들의 리뷰다. 이 책은 ‘파워 트위터리안’이라는 수식을 얻은, 소설가 이외수 씨의 에세이집이다.

책은 첫 장을 넘기자마자 묵직한 질문을 너무도 쉽게 툭, 던진다. “그대 오늘 사랑을 굶지는 않으셨나요.” 독자의 입장에서 어떤 이들은 심드렁한 반응을 보일 수 있겠지만 이 책을 손에 든 이유 있는 독자라면, 화들짝 놀랄지도 모르겠다. 위에서 이미 언급했던 어느 독자의 고백처럼 자신의 허기를 들킨 것 같으리라.

이 책은 저자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발표했던 글들 가운데 인기리에 리트윗된 원고들을 모아 주제별로 정리해 엮은 것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사랑과 인연, 교육과 정치, 가족이나 종교 등을 아우르는 ‘사랑’에 대해 말한다. 책을 통해 당당히 “사랑은 밥도 초월한다”라 주장했다. 이외수 씨가 말하는 밥도 초월하는 사랑은 이런 것이다.

“어느 분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화천에서 부산까지 가장 빨리 가는 방법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가는 것이라고. 물론 밥의 중요성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낭만이 없는 인생을 산다는 것은 반찬 없는 맨밥을 먹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25쪽

그렇다. 이왕지사 사는 것 낭만 있는 사랑을 하며 멋지게 살자는 말이다. 이어 인생길은 때로 꽃잎에 덮여 있기도 하고, 때로 눈에 덮여 있기도 할 때도 있음을 일러준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보니 사랑학 개론이라는 생각을 품을 법하지만, 또 다른 재미를 발견 할 수 있다.

책 전체를 감싸고 있는 테마는 분명 ‘사랑’이다. 헌데 중반에 이를수록 비죽하게 튀어나오는 웃음을 경험할 수 있다. 그 근원지는 이외수 씨의 독특한 상상력과 위트 있는 말발이 글에도 녹아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이런 것이다.

‘우물 옆에서 목말라 죽는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융통성이 없는 사람을 표현할 때 쓰는 말입니다. 당사자는 당연한 듯이 살아가지만 곁에서 보는 사람은 속 터져 죽을 지경입니다. 그런데 똥고집까지 막강하다면 어떨까요. 직장에서 이런 분 만나면 끝장입니다.

4.5와 5는 같은 반이고 5는 짱입니다. 어느 날 5가 4.5에게 빵을 사오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4.5는 웃기지 마 짜샤. 라고 무시해 버렸습니다. 일진에게 겁도 없이 들이대다니, 급우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때 4.5가 말했습니다. 나 점 뺀 거 몰라?’-44쪽~45쪽

이어 고수가 하수에게 겸손을 보이면, 하수는 고수가 자기와 맞수인 줄 안다고 덧붙였다. 이럴 때 승부는 겨루어보기도 전에 이미 거기서 끝난 거라는 말이다. 책은 이미 SNS를 통해 발표한 글들을 엮은 것이지만 그의 활동을 지켜봤던 독자들이라면 곳곳에 숨긴 듯 녹아있는 이야기에 더 많이 웃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