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세는 '남자의 종말'
요즘 대세는 '남자의 종말'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11.15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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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권 싸움 사실상 여성의 승리

[북데일리] 제목부터 눈길을 끈다. ‘남자의 종말’이라니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남자의 종말>(민음인.2012)은 4만 년 동안이나 세상을 지배한 남자를 밀어내고 40년 전부터 여자들이 남자를 밀어냈다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시 말해, 4만 년간 지속되던 가부장제(家父長制)가 성(性)의 권력교체가 일어나 가모장제(家母長制) 바뀌고 있다는 것. 이 책의 저자 해나 로진은 책과 동명의 타이틀의 칼럼을 한 지면에 실어, 첫 회부터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로진은 이와 관련한 내용과 방대한 자료를 책을 통해 명쾌한 문체로 풀어냈다. 로진은 과거 여자가 주도권을 빼앗기는 이유가 몸집과 체력 때문이었다 말하며 다음과 같은 견해를 피력했다.

“후기 산업사회는 완력에 무관심하다. 서비스 및 정보가 중심인 경제체제는 정확히 이와 반대되는 능력, 즉 기계로 대체할 수 없는 능력에 보상을 준다. 사회 지능, 열린 의사소통, 침착히 앉아 집중할 수 있는 능력 등은 최소한 남자의 주된 능력이 아니다. 이러한 특성들은 여자들이 더 잘 발휘한다.” -14쪽

로진은 여성의 성 혁명을 탐구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여성의 경제력 향상으로 결혼 생활의 기울기가 달라지는 현상에 대해 논했다. 이미 전업주부를 TV 드라마에서 보기 드문 존재가 되었음을 확인하며 변화되어 가는 결혼사례를 실었다.

책에 따르면 로지가 만난 한 부부는 한 전문직 계층 사이에 대세로 통하는 결혼 모델인 완전한 ‘결혼 계획자’ 부부다. 둘은 시시콜콜한 세부 사항과 개인적인 요구를 두고 끈질기게 실랑이를 한다.

현재 사라의 역할은 ‘가족 부양’과 ‘큰돈 벌어 오기’고 대신 스티븐은 야간에 로스쿨에 다니고 낮에 아이를 돌보며 ‘평범한 주부 아저씨’ 역할을 한다. 사라는 좋은 직장을 얻어 15만 달러라는 큰 연봉을 받고 가족을 부양한다. 이 처럼 책은 남녀 역할의 변화를 따라간다. 저자가 말하는 ‘시소 결혼’이란 사라와 스티븐처럼 역할 변화에 그 원류가 있다.

‘시소 결혼은 배우자와의 수입 비율이 1, 2년 새에 뒤집힐 수도 있어, 남녀 모두 만족할 만한 기회가 존재하는 관계. 대학 학위를 가진 부부 중 역할과 수입, 자녀 양육에 있어 융통성을 지니는 미래의 새로운 결혼 모델을 말한다’ -본문 중에서

점차 주도권이 여성에게 이양되며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책은 이런 질서의 이동을 남자들은 인식하려 들지 않는데, 그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바로 가모장제(家母長制)라 주장한다. 여성들은 점점 새로운 역할을 열정적으로 떠맡는 반면, 남성들은 새 역할을 맡으면서 주저하며 실질적인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점을 꼬집었다.

또한 책은 20세기에 들어 재능을 발휘해 사회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여성을 ‘유연한 여자’라 일컬었다. 이에 반해 사회가 변해도 생활방식과 야심을 이전과 똑같이 유지하면서 여자들의 영역 앞에서 머뭇거리는 남자들을 ‘뻣뻣한 남자’로 지칭하며, 이들이 주도권을 여성에게 빼앗기는 원인은 ‘변화를 받아들이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한 점’을 들었다.

책은 이 밖에 새로운 유형의 여자들을 탐구하고, 세계 정상에 선 여자들과 골드 미스들을 철저하게 분석하며 여성의 역할 신장을 면밀하게 끌어낸다. 책에서 주장하는 이런 변화는 우리나라도 예외일 수 없다는 면에서 세계 문화 변화 속도를 접할 수 있는 책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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