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는 지금 몰락하고 있다
한국 사회는 지금 몰락하고 있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11.14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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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롭게 우리 사회 문제 포착해 고발

[북데일리] 최하위 행복지수에 최고의 자살률, 그리고 최저의 출산율. 끔찍한 사회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또 하나의 재앙이 다가오고 있다. 바로 범죄다. -13쪽

<망가뜨린 것 모른 척한 것 바꿔야 할 것>(오마이북.2012)은 치안 위기가 이미 국민이 몸으로 느끼는 사회문제가 됐지만 이후 범죄는 더욱 무서운 속도로 증가할 것이라 내다봤다. 범죄와 복지는 밀접한 관계가 있음에도 복지를 좌시하는 분위기 때문이라는 것.

책은 ‘복지정책이 시급하다’라는 주장을 밑바탕에 깔아두고, 한국 사회 전반의 문제를 짚어나간다. 단정적인 문체가 주는 위기감이 책에서 거론되는 무수한 문제들에 대한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이를테면 이런 문장들이 그렇다.

‘에둘러 말하지 않겠다. 한국 사회는 지금 몰락하고 있다. 이 사회는 감당하기 어려운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모습을 살펴보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불행하다. 그저 불행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삶의 의욕조차 잃고 죽음을 택하는 이들이 가장 많은 나라가 한국이다. 그러니 출산율이 세계 최저인 건 당연하다.’-12쪽

책에 따르면 이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23개 국가 중 한국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행복지수가 최하위라는 연구조사에서도 증명된 사실이다. 한국아이들은 자신을 불행하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런 문제들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한국 사회의 문제와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인간에 대한 예의와 배려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감정노동자’들의 사례를 들어 극명하게 보여준다. 친절을 강요하는 문화가 결국 사회 구성원인 약자의 생계문제로까지 직결되고, 나아가 고용불안으로 인한 삶의 만족도를 하락시킨다는 것이다. 다음은 저자가 직접 겪은 일화다.

2011년 여름, 서울의 한 백화점 식품코너에서 있었던 일이다. 시식용 과일을 권하는 점원을 지나쳐 가는데, 손님 한 명이 샘플을 받아먹고 이야기를 나누더니 갑자기 점원에게 고함을 지르기 시작했다. 주위 사람들이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손님은 입에 담기조차 어려운 말을 뱉고, 점원은 연신 허리를 굽히며 “죄송합니다”를 반복했다. 독이 든 과일을 받아먹은 게 아니라면 손님의 태도는 용납될 수 없는 것이었다. -71쪽

이어 이에 대한 저자의 비평이 이어졌다. 폭정을 일삼으면 왕의 목도 치는 마당에 직원이 손님의 어처구니없는 요구와 무례를 끝까지 감내하는 것은 있으면 안 되는 일이라는 것이다. 고객에 대한 ‘무한 친절’ 장기적으로나 단기적으로나 직원과 회사, 고객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특히 고용주들이 차별화도 안 되는 고만고만한 상품을 내놓고 직원들에게 몸으로, 모욕으로 때우라고 요구하는 실태를 비판했다. 고용불안을 악용해 자신의 직원을 대하는 뻔뻔한 태도를 지적하고, 유세떠는 손님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손님은 유세 떨지 말아야 한다. 상대의 생존을 무기로 친절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그건 소비자로서 누려야 할 권리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피해야 할 무례다.” -73쪽

책은 이처럼 사회 전반에서 벌어지는 문제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정치, 경제, 문화 등의 문제를 소신 있게 파헤쳐 현실을 바로 보도록 길을 제시했다. 저자가 날카롭게 포착한 이슈들은 우리가 꼭 알고 가야할 우리 사회의 면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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