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포 손님 '콜센터 여직원의 눈물'
무대포 손님 '콜센터 여직원의 눈물'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11.07 17: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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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를 문제점 해부한 <현시창>

[북데일리] 흔히 하는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이 가장 힘들다’는 말이 있다. 특히 서비스 직업군이 그렇고 얼굴을 보지 않고 고객을 상대해야 하는 직업이 더 고단하다. 감정노동으로 상처 받고 있는 콜센터 직원의 사례가 <현시창>(알마.2012)에 있어 소개한다.

<포스트 잇>“야, 이 미친년아. 내 딸이 비행기 탔는지 탑승 확인 좀 하겠다는데 뭐가 문제야?”/ “손님, 죄송합니다. 그래도 욕하지 마시고요….”/ “뭐? 너 내가 지금 찾아가서 죽여버릴 줄 알아!”

목소리는 침착하게 내고 있었지만 콜센터 직원의 눈가에는 눈물이 고였다. 전화기를 든 손이 덜덜 떨렸다. 김포에서 제주로 떠나는 항공기에 자신의 딸이 탔는지 확인해달라고 전화한 중년 남자에게 규정에 따라 ‘탑승 여부는 개인정보여서 확인해드릴 수 없다’고 안내하자 욕설이 쏟아졌다.

그런데도 직원은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며 그 욕을 다 받아낸 뒤 전화를 끊을 수밖에 없었다. 그이는 한 항공사의 콜센터 직원, 그 남자는 고객님이기 때문이다. 다음 전화를 연결하기도 전에 고함치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눈물이 고였다.

하지만 잠시 마음을 가다듬을 새도 없이 다음 전화를 받아야 한다. 화장실이라도 가려면 자신의 부스에는 전화가 연결되지 않도록 연결 보류를 해두고 가야한다. 연결 보류를 자주한 직원은 아침 조회시간에 상사의 잔소리를 들어야 한다.

이 직원은 2년 전부터 정신과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아무리 심호흡을 해봐도 갈수록 전화를 받기가 무서워졌다. 의사는 우울증에 대인기피증을 앓고 있는 거라고 했다. 하는 일이 힘들다고 하소연하면 가족마저 이해해주지 않았다. 너만 힘든 줄 아냐, 다른 일도 다 힘들다.

수십 명의 상담직원이 앉아 전화를 받는 예약센터 안은 긴장과 불안이 용암처럼 흘렀다. 각자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동료들은 서로에게도 예민하게 날을 세웠다. 말 한마디 곱게 오고가는 일이 없었다.

회사의 지나친 감시와 평가도 상담원들을 괴롭혔다. 예약센터 직원들은 오전 시부터 오후11시 사이에 지정된 스케줄표에 따라 아홉 시간을 근무하게 된다. 목표와 성과는 철저히 숫자로 정리된다. 한 시간에 열다섯 콜을 받는 것이 목표다. 한 콜당 4분씩 쉼 없이 받아야 달성되는 목표다.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지적을 받은 뒤 그 사유를 적어야 한다. -142쪽~146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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