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크라잉 넛의 비밀> 닥쳐, 닥치고 내말 들어
④<크라잉 넛의 비밀> 닥쳐, 닥치고 내말 들어
  • 북데일리
  • 승인 2005.07.0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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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잉넛은 음악으로 말했고, 시대를 말했다. 오디션을 보러 가면서도 포지션을 정하지 않고 갈 정도로, 자기 하고 싶은데로 행동하는 그들의 부모님들은 얼마나 속상했을까.

쌍둥이인 이상면, 이상혁씨의 아버지 이길원씨가 쓴 `내가 본 크라잉 넛?" 모범생이 되길 거부한 악동들`에서는 `일류대학을 졸업하고, 장래가 보장되는 길`로 나아가길 바랬던 자식들과의 갈등에 대해 적고 있다.

한번은 혼을 냈더니 자기 방에 들어가서 새로 도배한 벽에 온통 낙서를 해놨는데, 알고 보니 그것이 `말들리자`의 습작이었다는 에피소드를 비롯해서 여느 부모들처럼 장래가 보이지 않던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해 갈등을 겪었던 부분들을 담담히 고백한다.

이어 이제는 오히려 "이해타산과 철저한 계산으로 무장한 약삭빠른 사람보다 자신이 세운 뜻에 우직스러울 정도로 매진하는, 어떻게 보면 어리석게 보일 수도 있는 길을 지금도 걷고 있는 우리 녀석들이 이제는 자랑스럽다"고 말하고 있다.

세 번째 파트에서는 평론가들의 관점에서 분석해본 크라잉 넛에 관한 이야기이다. 음악평론가 임진모, 소설가 김별아씨 등이 나름의 시각으로 크라잉 넛을 분석하고, 딴지일보의 음악전문기자 카오루의 감각적인 Q&A 방식의 비평이 대미를 장식한다.

소설가 김별아는 크라잉 넛이 물질주의의 풍미 속에서도 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는 90년대식 젊음을 대변한다면서 이렇게 말한다. 말달리자`의 노랫말.

<`닥쳐! 닥쳐! 닥쳐! 닥치고 내말들어. 우리는 달려야 해 바보놈이 될 수 없어. 말달리자 말달리자 말달리자 말달리자는 슬프다.>

무릇 슬픈 노래를 부르는 이들은 자기만의 고립된 노래를 부르는 게 아니다. 지친 가족들 대신 망자를 위해 울어주는 곡비(哭婢)처럼, 그들은 누군가를 대신해 노래부른다.

음악평론가 임진모씨는 "음악의 기능을 어떻게 해석하든지 간에 음악의 우선적인 성격이 듣고 즐기는데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래서 대중은 `쉬자`고 하는 대중음악에 대해 즐거워하고 아낌없이 그것에 몸과 마음을 주는 것이다. 무언가를 의식하지 않고 `마냥 좋아하는` 것. 뭘 알고 음악을 듣는다면 그 음악은 재미가 없다. 한참 좋아할 때는 사람들은 그게 `뉴 뮤직`인줄을 모른다 "고 얘기를 꺼냈다.

이어 "크라잉 넛은 음악으로 말했고 시대를 말했다. 음악성과 시대성이 사이좋게 동거한다. 90년대 음악을 개괄할 때 이제 그들을 서태지 이수만 사장 옆에 써도 아무런 문제나 어색함은 없다"고 선언한다. [북데일리 제성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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