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넘긴 남자들이 꿈꾸는 일탈
마흔 넘긴 남자들이 꿈꾸는 일탈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10.31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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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눈길 끄는 <남자는 헛발질이 필요해>

[북데일리] 제목부터 눈길을 끄는 책 <남자는 헛발질이 필요해>(뜨인돌.2012)는 중년 남성들에게 끈끈한 동질감을 불러일으킬만한 책이다. 마흔을 넘긴 남자들만 아는 특별한 이야기랄까.

책은 독일 패션지 보도국장을 지낸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이자 고백서다. 마흔이라는 불혹의 나이에 맞춰 쏟아지는 인문서처럼 교양 있는(?) 자아성찰로 인도하는 책은 분명 아니다. 너무 솔직한 고백들로 민망한 대목도 있는 과감한 책의 내용은 이렇다.

어떤 일에도 흔들림이 없는 나이라는 마흔은 실상 마구 흔들리는 인생의 중반이다. 그래서 더 일탈을 꿈꾼다고. 책의 저자 또한 마흔을 넘어서면서 기이한 행동을 했다고 고백한다. 책에 따르면 이 같은 행동은 인생의 전반이 어찌 되었든 후반으로 치달을수록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인생의 하향곡선을 목도하기 때문이다.

책을 통해 밝힌 그의 행동들은 실로 기상천외하다. 자신에게 끊임없는 자극을 선사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식도락 마라톤이 그렇다. 말 그대로 먹고 뛰는, 42.195km를 달리는 대회다. 레드와인부터 거위 간과 생치즈에 이르기까지. 먹으면서 뛰는 것이 즐겁지만은 않을 것 같다. 그는 마라톤을 완주 했을까? 결론은 골인점에서 눈물을 콸콸 쏟았다.

그의 기이한 행동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3,000m 상공에서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리거나 스키 점프를 타며 극한의 공포를 맛본다. 스스로에게 칭찬을 하는 그의 모습이 한심스럽다가도 눈물겹도록 애처롭다.

이에 반해 반전도 있었으니, 급기야 누드 요가에 도전하는 모습이다. 뱃살을 빨래판 복근으로 만들기 위해 시작했지만 막상 시작한 요가는 부끄럽기 그지없었다. 작가는 몰카를 걱정하고 이 사실을 가족이 알게 되는 끔찍한 상상까지 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자세에 집중하며 나름의 행복감도 얻는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은 계속되지만 작가는 끝없는 갈증만 느끼며 새로운 도전을 계속한다. 주변 인물들은 그에게 날카로운 비수를 던지며 비웃고 그를 기운 빠지게 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가 삶의 안정을 찾게 되는 갑작스런 일이 생긴다.

책은 중년이라면 한 번쯤 꿈꿀법한 일탈을 담았다. 비슷한 처지의 독자라면 유쾌한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통해 그가 한 당부는 다음과 같다.

“점점 더 기이한 행동을 하는 대다수의 40대는 빨래판복근과는 거리가 멀고 다리는 짧은, 훈련에 매진할 시간도 별로 없는, 아내와 자식이 딸린 보통남자다. 그러니 행여 한숨 나는 일들을 벌이는 젊지 않은 남자들을 보거든 그저 중년의 강을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건너려는 몸부림이러니 하고 이해해주기를.” -책날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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