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화장실에서 책 읽어보셨나요
군대 화장실에서 책 읽어보셨나요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10.29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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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양각색의 이력을 가진 4인 이야기

[북데일리] 각양각색의 이력을 가진 4인이 한 자리에 모였다. 휘황찬란한 수식어는 전부 어디로 가고 담백하다 못해 밋밋한 알몸 그대로다. 솔직 담백한 문체로 그려낸 <꿈보다 열정>(문학동네.2012)은 4인의 삶을 조명했다.

책은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는 뉴욕타임즈에 독도 광고를 낸 사람으로 유명하다. 이미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는 그의 성공일화. 하지만 그의 뒷이야기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경덕은 어떻게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었을까. 뛰어난 재능? 천부적인 감각? 책이 보여주는 그의 삶은 이랬다.

26살 늦은 나이에 군에 입대한 그는 군에서 새로운 습관을 얻었다고 한다. 바로 짬내기 공부습관이다. 이는 후일 그에게 큰 자양분이 됐고, 신문 스크랩과 독서를 통해 얻었다고 한다. 군대에서 미디어를 담당하는 ‘정훈병’에 배치돼 생활을 하면서 꾸준히 신문 스크랩을 했다. 이등병이었기 때문에 아이디어가 담긴 신문 조각들을 천장 석고보드 안에 고이 숨겨두어야 했다.

1년이 지나서는 4절지 스케치북 다섯 권이 꽉 찰 정도의 양이 됐다. 또한 신문 스크랩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한 건 독서였는데 대놓고 책을 볼 짬이 안 돼 책을 10~20쪽으로 분책해 화장실에서 주로 읽었다고 한다. 그가 바쁜 와중에 짬을 내어 공부하는 습관은 군대서부터 시작된 것이다.

책은 그가 독도에 광고를 내기까지 숨은 일화도 함께 전했다. 동해 표기를 두고 한·일 감정이 정점에 달해가던 때, 그는 세련되면서도 강렬한 대응 방법을 고민했다. 어느 날 모든 사람들이 뉴욕타임즈를 손에 들고 있는 것을 보고 광고를 내기로 결정했다.

책에 따르면 그가 뉴욕타임즈 광고국 사무실로 들어가 광고 시점과 비용을 얘기하기까지 수 개월이 걸렸다. 광고 게재만 기다리던 차에 광고를 내보낼 수 없다는 다급한 연락을 받았다. 알고 보니 한메일로 명기한 연락처가 제대로 열리지 않아 스파이로 의심했던 것.

황당한 일 끝에 첫 독도 광고의 헤드카피는‘DOKDO IS KOREAN TERRITORY’(독도는 대한민국의 영토다)로 지면 광고로 실릴 수 있었다. 그의 성공에는 이 같은 숨은 노력이 있었다.

책은 이밖에 과거 연좌제로 자신의 미래를 놓았다 퀴즈왕을 통해 자신의 꿈을 되찾은 사람의 이야기와 인디가수, 그리고 최초의 외국인 출신 국회의원 이야기까지 4인의 삶의 궤적을 따라간다. 저자가 책을 통해 전하고자 하는 바는 다음 문장으로 전하고자 하는 ‘열정’이 아닐까.

“인간의 삶에도 관성과 같은 물리법칙은 적용된다. 자신이 지금껏 밟아온 삶의 궤적을 넘어서기 위해, 그래서 더 발전된 삶의 궤적을 그리기 위해서는 관성을 넘어서는 강한 힘이 필요하다.” -50쪽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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