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도시, 프라하를 읽다
카프카의 도시, 프라하를 읽다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2.10.10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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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뗄 수 없는 황홀한 사진

[북데일리] 밀란 쿤데라와 카프카의 소설을 읽고 프라하를 그리워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그곳을 향한 그리움이 쌓이다 못해 폭발하여 어떤 형태로든 떠난 이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그곳을 <그리움이 번지는 곳 프라하, 체코>(2012.쉼)으로 읽는다.

 화려한 야경을 담은 황홀한 사진에서 눈을 뗄 수 없다. 사진으로나마 천천히 체코의 도시를 걷는다. 언제나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찬 프라하의 구시가 광장에 발을 내딛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카를교를 건너고, 프라하의 성을 향해 다가간다. 카프카가 사랑한 도시, 프라하를 마음에 품는다.

 프라하에 이어 마주한 체스키 크롬로프와올로모우츠는 동화 속 작은 마을처럼 예쁜 곳이다. 특히 체스키 크롬로프의 아름다운 간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복잡하고 번잡한 상점의 이미지에 익숙한 이들에게 생소하지만 산뜻하다. 낯선 이방인이 아니라 편안한 친구같은 이들이 반길 것만 같은 느낌이다.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정겨운 무언가를 선사할 것만 같다. 추억, 그리움, 사랑, 기쁨 같은 만질 수 없는 그런 것들 말이다.

 그리움이 번지는 곳이 어디 프라하, 체코 뿐일까. 내가 돌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누군가를 남겨둔 이라면 그리움은 떠난 곳 어디서든 마주할 터. 여행은 언제나 나를 돌아보게 한다. 그곳이 어디든 지난 삶의 궤적을 벗어난 곳이기 때문이다. 나를 아는 사람들, 내가 아는 사물들에서 떠나올 용기를 가진 자 만이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 여행이라는 건 그런 것이다. 이별을 위한 여행이든, 다짐을 위한 여행이든, 치유를 위한 여행이든 말이다.

 한 장, 한 장 밤과 낮이 바뀌는 동안에도 달리 보이는 사진과 느긋하게 삶을 즐기는 이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지나온 계절을 생각한다.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인사하는 것들을 떠올린다. 그 자리에 서 있다고 믿는 우리 모두 조금씩 어딘가를 향하고 변화할 것이다. 책의 한 구절처럼 새로운 길을 향해 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린 모두 길 위에 서 있다. 잠시 멈추었든, 돌아가는 중이었든, 앞으로 가는 중이든.
 구불구불한 길이든, 고속도로처럼 쭉 뻗은 탄탄대로든.

 알고 있다. 길 위에서 서있다는 것을. 아직 과정이라는 것을.
 방향만 제대로라면 느릿느릿 걷더라도 후회는 없을 거라는 것을.

 새로운 길 위에 서 있다. 새로운 도시로 가고 있다.
 터전을 삼기 위함이 아니지만 여행자로 이곳에 왔지만
 이 길도 내가 가는 길 위의 길 그 길의 하나라는 것을.’ <본문 중에서>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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