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국립박물관' 쏠쏠한 재미
'지방 국립박물관' 쏠쏠한 재미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09.12 17: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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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마다 고유의 색깔...학생들에게 도움

[북데일리] 어느 나라나 역사를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은 박물관이다. 프랑스는 루브르 박물관이 있고 영국에 갔다면 대영 박물관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우리나라에도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해 국공립과 사립 박물관을 통틀면 그 수가 1천 개에 달한다.

<여행길에 만난 국립 박물관>(2012.풀빛)은 우리나라의 국립 박물관 열두 곳을 따라가는 박물관 로드맵이다. 책에 서문에 의하면 저자는 10여 년간의 답사 경험을 바탕으로 유적지를 선정했다. 박물관을 기준으로 주변 유적지나 유물 그리고 한국사에서 미술사까지 두루 살필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다.

방대한 유적을 보유하고 있는 국립중앙박물관에 비해 지방 박물관의 규모가 작긴 하지만 고유의 색을 가지고 있다. 저자가 발품 팔아 답사하며 책에 담으려고 한 것도 이런 독특한 특색이다.

‘충청남도의 동쪽에 있지만 충청북도로 불리는 이 땅은,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바다와 접하지 않은 내륙도이다. (중략) 하지만 충북은 삼국 시대 치열한 격전이 치러진 한반도의 중원(中原)이다. 비옥한 남한강 유역을 끼고 있고, 동서남북 어느 곳으로도 진출하기 유리한 지정학적 위치 때문이다.’ -164쪽

박물관이 들어앉은 자연환경은 이색적인 감상거리가 된다. 이 같이 지리적인 환경 설명은 박물관 안의 유물만 보는 좁은 시야에서 벗어나는데 도움이 된다. 이어 백제 유민들이 남긴 불비상(불상과 비석)과 통일 신라의 범종에 이르기까지 시대에 따른 다양한 유물도 접할 수 있다.

한반도에 남아 있는 토기 중 연대가 가장 오래된 것은 제주도에 있다. 기원전 6000년 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로드맵의 막바지 제주의 속살을 들여다본다. 제주에서 꼭 봐야 할 보물 <탐라 순력도>는 기록 화첩이다. 제주도의 행정과 지리가 소상히 담겨 있다.

책은 죽어 있는 유물과 유적지에 숨을 불어 넣는다. 유적지가 자리한 역사적 맥락을 짚으며 떠나는 박물관 여행은 거시적인 시야를 갖추는데 도움이 된다. 박물관에만 머무르는 기행에 염증을 느낀 독자라면 한 번쯤 살아있는 역사를 체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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