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수와 홍상수의 '서로 다른 섹스'
임상수와 홍상수의 '서로 다른 섹스'
  • 한지태 기자
  • 승인 2012.09.12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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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포스트 잇> 영화를 보고 나면 그 영화의 감독이 궁금할 때가 있고, 가끔은 감독의 정체성을 알 수 있을 것 같을 때도 있다.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그런 영화를 만들었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 영화를 통해 그 사람의 성격과 취향까지 알 것 같을 때도 있다.

비평을 하는 입장에서는 많은 경우가 그러하지만, 특히 내게는 임상수와 홍상수의 영화, 즉 ‘두 상수’의 영화가 특히 그러했다. 도대체 이런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고, 한편으로는 두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아도 두 사람의 성격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떻게 보면 두 사람 영화의 출발점은 같다. 섹스. 임상수와 홍상수는 끊임없이 자신의 영화에서 섹스를 다룬다. 그런데 이들이 섹스를 다루는 목적은 명확히 다르다. 임상수의 주특기는 인간의 욕망을 노골적으로 ‘까발리는’ 것이다. 숨기지 않고 곧바로 욕망을 영화 속에 재현하는 것, 이것이 임상수의 영화이다.

이에 비해 홍상수는 남성의 노골적인 성적 욕망을 드러내면서 섹스보다는 정작 인간의 비굴함을 보도록 한다.

두 사람은 욕망을 드러내는 것도 같고 노골적으로 그려내는 것도 같은데, 임상수는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노골적인 대사와 화면으로 섹스를 보여주는 데 반해, 홍상수는 한 번의 섹스를 위해 노골적으로 접근하는 남성의 비굴한 처지에 방점을 둔다. -<감독들 12>(이야기쟁이 낙타.2012) 2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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