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혐오한 남자 결국...
여성 혐오한 남자 결국...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08.2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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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포스트 잇> 키프로스 섬에 빛나는 재능을 가진 젊은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여성을 혐오했다. 자연이 준 모든 결점으로 가득한 피조물이 바로 여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결점이 모두 제거된 완벽한 여성을 만들고 싶은 욕망에 휩싸여 상아를 깎아 여인상을 만들었다. 완성된 조각상은 살아 있는 여신이 잠시 동작을 멈춘 듯한 모습이었다.

그때 피그말리온은 기묘한 운명으로 빠져들었다. 자신의 작품과 사랑에 빠진 것. 소통할 수 없는 대상과의 사랑은 그에게 비극이자 절망이었을 것이다.

그런 그에게 날아든 희소식. 아프로디테의 축제에 간청을 하면 된다는 것. 피그말리온은 소원을 이뤘고 그의 작품은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구본형의 신화 읽는 시간>(2012.와이즈베리)은 이 신화를 통해 인간의 근원적 갈망을 건드린다. 이를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사람이란 이상한 것이다. 결함으로 가득한 것을 혐오하면서도, 동시에 마음속에서 점점커지는 알 수 없는 것이 못내 그리워 결함 없는 완전한 것을 한번 찾아보고 만들어보고자 스스로를 부추기기도 한다. 그것은 발견과 창조의 흥분된 충동이다.” -104쪽

다시 말해 더럽고 추한 것에 대한 혐오가 우리를 떠나게 하는 것이라면, 바로 똑같은 이유로 우리는 어떤 이상형을 만들어내기 위해 집착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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