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판 <위험한 상견례>?
인도판 <위험한 상견례>?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2.08.08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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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방해물 지역감정을 이겨낸 남녀

[북데일리] 흔히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고 말한다.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여겼던 국제결혼보다 더 큰 장애물은 무엇일까? 여기 서로를 사랑하는 연인이 있다.  <투 스테이츠>(2012. 북스퀘어)의 주인공 아나야와 크리슈는 경영대학원에서 처음 만났다. 아나냐는 인도 남부의 타밀, 크리슈는 인도 북부의 펀자브 출신으로 사용하는 언어, 식생활, 문화, 생활방식, 모든 게 달랐다. 가끔 의견 충돌이 있었지만 그들은 결혼을 약속한다.

그들에겐 넘어야 할 거대한 벽이 존재하고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큰 문제가 될 꺼라 생각하지 않았다. 학위 수여식에서 처음 만난 양가의 부모님의 대결 구도를 시작으로 결혼을 반대하는 부모님을 설득하는 과정이 눈물겹지만 정말 재미있다.

은행에 취직한 크리슈는 아나야가 살고 있는 도시를 근무지로 선택한다. 본격적으로 아나냐의 부모님에게 점수를 따려는 것이다. 아나냐의 동생 공부를 봐주고, 아버지가 필요한 자료를 정리하여 도와주며 조금씩 그들의 마음을 얻는다. 진심을 보여주면 통한다고 했던가. 드디어 결혼 승낙을 받은 크리슈는 부모님이 계신 델리로 근무지를 바꾼다. 아나야 역시 출장을 핑계로 크리슈의 집을 찾는다. 차가운 어머님의 시선에 굴하지 않고 마음을 다하니 자식 이기는 부모가 없다고 결혼을 허락한다.

집안과 집안이 서로 친해지는 계기를 위해 떠난 여행에서 갈등은 폭발하고 만다. 서로가 서로를 원망하며 뜻하지 않는 이별의 시간은 흘러간다. 그런 아들을 보고 있던 크리슈의 아버지는 결단을 내린다. 아들을 위해 아나냐의 집을 찾아가 사과를 한 것이다. 군인이었던 아버지는 가족을 군대처럼 여겼기에 오랜 시간 크리슈와 좋지 않은 부자였다. 그런 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모든 걸 버린 것이다.

소설은 단순하게 역경과 고난을 이긴 남녀 간의 사랑을 말하지 않는다. 가족 간의 사랑과 이해, 인도라는 국가 속 다양한 문화, 지역의 차이를 보여준다. 작가는 그 모든 걸 감싸 앉을 수 있는 게 사랑이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아나야와 크리슈의 결혼은 펀자브와 타밀의 결합이며 인도의 발전이며 화합이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사랑의 도피를 하고 싶지는 않아.”

“왜?”

“간단해. 더 큰 목적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지 않거든.”

“더 큰 목적?”

“그래. 이 짜증나는 지역적 편견과 차별 때문에 우리나라가 이 모양 이 꼴인 거야. 타밀이 먼저고 인도는 나중이야. 펀자브가 먼저고 인도는 나중이야. 이런 지역감정을 없애야 해.”

“계속해봐.”

“국가(國歌), 통화, 국가대표팀은 하나지만, 아직 자식들은 다른 지역 사람들과는 결혼시키지 않아. 이런 편협한 생각이 우리 나라를 위해 좋겠냐고?” p. 193~194

책을 읽다 보면 누구라도 자연스레 영화 <위험한 상견례>를 떠올릴 것이다. 이 소설은 인도판 <위험한 상견례>라 할 수 있다. 영화로는 2013년에 개봉 예정이라고 한다. 인도의 영화를 통해 알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을 발견하는 일도 흥미로울 것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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