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와 그리스 '인문학적 여행'
터키와 그리스 '인문학적 여행'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08.01 18: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큐멘터리 PD의 테마있는 여행 에세이

 

[북데일리] 여행 에세이 <그리스의 시간을 걷다>(2012.책세상)는 터키와 그리스의 여행을 인문학적 탐문으로 격상시키려는 시도다. 저자 김덕영은 다큐멘터리 PD이자 여행 작가다. 이 책 또한 그의 저서 <유레일 루트 디자인>과 같은 테마 있는 여행 에세이다.

책은 지금까지와는 다른 여행을 맛보게 한다. 관광이나 휴양의 개념이 아닌 인문학적 주제를 담았다. 고대 그리스를 탐사하고 터키 땅에 남아있는 고대 이오니아 문명을 지난다. 이어 에게 해 섬들의 크레타 미노아 문명과 키클라데스 문명, 그리스 본토의 미케네 문명과 텔피의 신탁까지 살피는 여정.

여행은 아시아의 끝이자 동서양이 만나고 갈라지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시작된다.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메트 2세의 이야기와 보스포루스 해협의 풍경 묘사로 눈길을 끈다.

젊은 술탄이 세상의 온갖 재물과도 바꾸기를 거부했다는 도시 콘스탄티노플. 로마의 정통성을 계승했다고 자부하던 비잔틴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은 아시아의 맹주 오스만 튀르크에 결국 함락된다. 세월은 흘렀지만 보스포루스 해협을 사이에 두고 아시아와 유럽을 넘나드는 사람들의 모습은 다를 게 없다. (중략)보스포루스 해협이 거대한 대륙을 두 개로 자른 듯 해협을 사이에 두고 양쪽 해안에서 거대한 절벽들이 거센 바람을 맞고 서 있다 대륙을 둘로 가르는 1.5킬로미터. 그 좁은 해협을 둘러싸고 서양과 동양은 전쟁과 경쟁을 반복했다. (23~24쪽)

이렇게 저자가 들려주는 신화와 역사 이야기도 여행의 진정한 의미와 묘미를 느끼게 한다. 책에 따르면  저자는 질문이 생기면 여행을 기획한다고 한다. 자신만의 루트로 답을 찾아 떠나는 여행인 셈이다. 그런데 하필 터키,그리스여야 했을까. 그는 이 여행을 시작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신화에서 사실성을 찾거나 역사에서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은 나에게 흥미로운 일이다. 그리고 그 모든 재료들이 파편으로나마 내 눈앞에 남아 있다. 바로 신화의 돌이다. 내가 이 여행을 시작한 것도 바로 여기서부터였다. (13쪽)

<그리스의 시간을 걷다>을 읽다보면 그리스를 여행하며 배움의 시공간으로 이동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꼭지마다 저자가 전하는 여러 책들과 영화, 이야기들을 통해 통념적 여행으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시각의 여행을 즐길 수 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