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한 엄마의 '태평한 육아'
불량한 엄마의 '태평한 육아'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07.26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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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잉 육아 시대, 돈 안 쓰고 아이 키우기

[북데일리] 인터넷 사이트 ‘베이비트리’에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김연희의 태평육아’가 책<태평육아의 탄생>(2012.양철북)으로 출간됐다. 자칭 ‘불량한 엄마라’ 하는 그녀의 육아견문록이다.

출산비 1천만 원 시대에 저자는 당당하게 외친다. “결핍이 풍요를 불러온다.” 그녀가 말하는 육아법은 이렇다.

첫째, 주체적 육아를 하라.

임신 초 설레임과 함께 겁에 질려 병원을 찾는 초보부모들은 병원의 권유에 수가지 검사를 한다. 그 중 초음파도 빠질 수 없다. 하지만 초음파의 위험성은 설명조차 하지 않은 채 무작정 권하는 의료 상업주의를 거부하라 말한다.

실제 그녀는 출산의 권리를 외치며 자신은 편한 구들방이 맞다며 조산원에서 자연분만을 한다. 예방 접종도 하지 않고 ‘늙은 젖’소리를 들을 때까지 젖을 물렸다. 한마디로 본능에 의한 육아법이다.

둘째, 자연주의적으로 육아하라.

아이가 열에 들끊고 있으면 아이를 들쳐 업고 병원으로 뛰는 것이 보통 부모들의 반응이다. 그녀는 세심히 아이를 관찰하며 음식으로 조절하고 스스로 치유하는 힘을 길러준다. 두 돌도 안 된 아이를 텃밭에 풀어놓고 흙을 사랑하는 아이로 키운다. 조기교육으로 농사를 강력 추천하기에 이른다. 기저귀 또한 소창을 끊어다 사용하고 옛 방식의 포대기를 선호한다.

셋째, 연대식 육아를 하라.

공동체 속에서 아이를 키우라는 것이다. 아이를 안아주는 동네 과일삼촌에게 당당히 아이를 맡기고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공동체 네트워크를 구축, 아이들을 서로 돌봐주는 육아공동체를 실현한다.

‘육아≠돈’이 아니라는 점을 몸소 보여주며 설득력을 높이는 김연희 씨의 육아서는 읽는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는다. 거리낄 것 없는 말투와 문장 속에서도 풍겨오는 시원스런 사고와 실천력. 정말 그녀 말대로 결핍 속에서 나오는 풍요를 느낄 수 있다.

고민은 진지하게 하되, 막 키우라고 주장하는 저자는 생긴 그대로가 자연스럽고 자유로운 정신을 갖출 수 있다며 이같이 말한다.

“결핍은 풍요를 가져다주면서 동시에 궁리하게 만들고 창조하게 만든다.”

책을 통해 그녀가 말하는 중요한 육아법 중 단연 도드라지는 주장은 ‘모성애도 이기적이어야 한다’라는 부분이다. 하지만 그녀의 이기적인 모성애는 그리 밉살스럽지 않다.

“아이에게는 헌 옷을 입혀도, 나는 내가 좋아하는 커피 마시는 데는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았다. 아침 내내 아이의 뒤치다꺼리에 정신이 없다가 아기가 잠들면 나의 엄마 노릇은 올스톱!!! 나, 김연희로 돌아가다. 집구석이 엉망진창, 할 일이 코앞에 수만 가지 쌓여 있어도 상관없다. 자유인이 된 나는 커피부터 내린다.(중략) 하루에 커피 한 잔만큼은 양보할 수가 없다.” (19쪽)

<태평육아의 탄생>은 희생정신만이 모성애라 강요하는 사회, 육아기간 동안은 ‘나’라는 존재는 없어지는 것이 당연지사가 아니냐는 사회적인 풍토에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그렇다’는 진리를 관철시킨다. 더불어 꼭 돈이 있어야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엄마 김연희가 전하는 마지막 메시지.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이여! 용기를 가지자.”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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