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탐닉하는 이유 정신질환 때문?
영화를 탐닉하는 이유 정신질환 때문?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2.07.24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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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승의 영화읽기...뇌과학적 시각 흥미

[북데일리] '영화 속 인간의 행동에 대한 과학적 분석.' <뇌과학자는 영화에서 인간을 본다>(2012.어크로스)를 표현한 문장이다. 책은 영화 레인맨의 자폐증 환자부터 스파이더맨까지 스크린 속 인간의 심연을 파고드는 심리서다.

책은 <과학 콘서트>, <물리학자는 영화에서 과학을 본다>로 독자들을 과학에 쉽고 재밌게 접근하도록 이끈 저자 정재승이 집필했다. 스스로 전한 소갯말이 흥미롭다.  

'영화 속에서 감독과 작가가 자신을 닮은 주인공을 통해 사건을 만들고 관계를 엮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생물학적인 뇌의 특징들과 신경 정신 질환에 걸린 인간 뇌의 변화들을 통해 주인공의 삶을 이해하고,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며 그 안에서 인간 사회의 독특함을 발견하는 책이다.' (서문 중)

심심찮게 들려오는 소름끼치는 살인, 폭력, 강간 같은 뉴스들로 인간의 폭력성에 기겁할 때가 있다. 무엇보다 이유 없는 폭력은 허탈하기까지 하다. 책은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을 통해 이를 신경과학으로 설명한다.

'폭력적인 사람일수록 세로토닌 호르몬 수치가 낮다. 세로토닌은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진정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다. 세로토닌의 수치가 낮은 사람들은 사소한 일에 평정심을 잃고 폭력적인 행동을 보이는 성향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 과학자들은 세로토닌 분비를 관장하는 유전자를 찾고 있다. 이 유전자에 이상이 생길 경우 태어날 때부터 폭력적인 성향을 타고날 수 있기 때문이다.' (93쪽)

이렇듯 생물학적 요인으로 인한 범죄 발생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일면을 말하고 있지만, 이 주장이 자칫 '우생학'(인류를 유전학적으로 개량하는)의 망령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다만 이런 과학적 해석을 통해 인간의 폭력성에 대해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

책은 이외에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결벽증과 '메멘토'의 기억상실증, '아이다호'의 기면발작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책을 따라 가다보면 영화 속 인물들 모습에서 모순적인 우리의 모습과 불안하고 지친 나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저자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신경과학을 통해 인간의 행동과 정신병적 증상들을 설명하며 독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전한다.

'진심으로 바라건대, 이 책을 읽다가 도저히 못 참고 책에 소개된 영화를 뒤적여 보거나 봤던 영화라도 한 번 더 찾아보는 독자들이 생겼으면 한다. 또,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친구에게 용기 내어 전화를 걸고, 쑥스럽지만 가족에게 말을 건네고, 나 자신을 이해하게 됐다며 따뜻한 자기 연민과 냉정한 자존감을 회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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