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기 '가출' 소재를 재미있게
성장기 '가출' 소재를 재미있게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2.06.28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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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안들어감!'...아이들의 귀여운 반항

[북데일리] 일정한 시각에 귀가하던 아이가 돌아오지 않으면 걱정이 앞선다. 하여 부모들은 언제라도 아이의 위치를 파악하고 연락을 할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핸드폰을 사준다. 그러니까 부모는 핸드폰을 통해 아이를 통제할 수 있다고 믿고 싶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부모 몰래 가출을 계획하고 심지어 실행에 옮기기는 그 심정도 십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시절을 지내왔다고 해도 어른인 내가 아이들 편에서만 생각할 수 없다. 부모 마음을 몰라주는 아이들이 야속하기는 마찬가지다.

<집에 안들어감!>(2010 바람의 아이들)이라는 귀엽고 반항적인 제목의 동화는 핸드폰으로 소통하는 부모와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동화의 주인공인 미진과 연진은 자매다. 언니 미진은 초등학교 6학년, 동생 연진은 3학년이다. 둘은 모두 엄마에게 화가 난 상태다. 연진은 만화가가 되고 싶지만 엄마는 만화는 취미로 그리라고 한다. 거기다 수업시간에 만화를 그리다가 선생님한테 걸려서 엄마를 모시고 모라는 말까지 들었다. 미진은 엄마 때문에 절친과 절교를 할 지경에 놓였다. 미진의 친구 은영이의 옷차림이 엄마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하굣길에 만난 자매는 학원과 과외를 빠지고 이를 안 엄마는 이야기를 들어보지도 않고 전화를 끊어버린다. 엄마에게 가출 문자를 보낸다. 당장이라도 엄마가 걱정할 거라 여겼지만 엄마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엄마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실망하지만 자매는 다시 문자를 보낸다.

우린 엄마가 아직 우릴 사랑한다고 생각해. 우리 찾고 싶으면 엄마가 나한테 ‘미운 오리 새끼’ 라고 말했던 곳으로 와. 힌트는 내가 1학년 때! p. 39

약속장소 바꿈. 엄마가 내 머리를 열 셀 동안 쓰다듬어 줬던 곳으로 와 십 분 뒤에! 힌트는 없음 p. 49

마지막으로 내가 ‘엄마 행복해’ 라고 말했던 곳으로 와! 4시 정각까지 안 오면 정말 가출함 p. 68

동화는 자매와 엄마 간의 숨바꼭질를 통해 지난 시절을 추억하게 만든다. 엄마가 자신을 칭찬하거나 꾸짖었던 곳으로 이동하면서 함께 보낸 시간을 떠올리며 웃음 짓게 만든다. 약속 장소에 몰래 숨어서 멀리 엄마를 바라보면서 자매는 엄마의 표정을 읽고 엄마의 마음을 살핀다. 물론 가출은 일어나지 않는다. 엄마와 만난 아이들은 함께 서로에게 서운하고 속상했던 마음을 풀어 놓는다. 알지 못했던 엄마의 꿈에 대해서, 만화가에 대해서, 친구와 절교한 사연에 대해서 말한다.

가출이라는 소재를 재미있게 풀어낸 동화다. 아이들이 정말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아이들에게 있어 친구가 어떤 의미인지 생각하게 만든다. 초등학생 자녀를 두었다면 함께 읽고 혹시 가출하고 싶었던 적이 있는지 슬그머니 물어봐도 좋을 것이다. 꿈과 친구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도 좋을 것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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